"ETF 개미 잡자"…운용사, 배당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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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 분배금 지급 방식‘매달 배당금을 받을까, 재투자해 불리는 게 좋을까.’
매달 2회 받으려면 '월중 배당'
복리효과 원하면 '재투자 ETF'
상장지수펀드(ETF)의 분배금 처리 방식으로 상품을 차별화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월 분배금이 나오는 월배당 ETF의 분배금 지급 시기를 조정하거나 분배금 없이 ETF 내에서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 상품을 내놓는 식이다.8일 신한자산운용은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TR’을 상장했다. 미국 주식 가운데 매년 배당을 늘리는 배당성장주 100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이 시장에 여럿 있지만 TR 방식으로 상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R 방식은 ETF 내에서 발생한 배당 등을 분배금으로 투자자에게 나눠주지 않고 펀드 내에서 재투자한다. 현금 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달 현금이 나오는 월배당 ETF와 정반대 성격을 가진 ETF다.
분배금이 없기 때문에 여기에 부과되는 배당소득세(15.4%)를 당장 떼지 않는다. 대신 펀드 안에서 계속 투자하다가 ETF를 매도할 때 세금을 뗀다. 배당소득세를 내는 시기를 미루면서 그 돈까지 합쳐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과세 이연’ 효과 덕에 분배금을 정기적으로 나눠주는 ETF보다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반대로 투자 상품에서 더 자주 현금을 받고 싶어 하는 투자자를 공략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KODEX 미국30년국채 타겟커버드콜(합성 H)’등 자사 ETF 4종의 분배금 지급 주기를 매월 15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통상 월배당 ETF는 분배금을 매월 말 지급한다. 월말에 배당하는 상품과 월중에 배당하는 상품에 동시에 투자하면 한 달에 두 번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서보경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분배금을 더 자주 받고 싶어 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월중 분배 ETF의 수요가 많아졌다”며 “투자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분배 방식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