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장군단, 사업진출 10년 만에 눈부신 성장

VS본부 수주잔액 100조 돌파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1위 지속
LG전자가 올초 CES에서 선보인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알파블’. 관람객들이 V자 형태로 바뀐 천장 스크린을 통해 마주보고 게임을 즐기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그룹의 전장(전자장비)사업이 올해 진출 10여년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조원의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사업 성장성을 믿고 연구 개발 및 투자를 지속해온 결과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올해 처음 수주잔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본부 출범 11년 만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전장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비중 12%를 기록하며 주력 사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이는 LG전자가 과거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확보한 20년 이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부인재 수혈 등을 통해 전장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온 덕분이다. LG전자는 2003년 자동차 부품 사업에 처음 진입한 뒤 2013년 LG CNS의 자회사인 V-ENS 인수를 계기로 VS사업본부(구 VC 사업본부)를 신설, 전장 사업을 본격 확대했다. 현재는 벤츠 등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에는 5G 고성능 텔레메틱스(Telematics) 등을 각각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외형 성장에 더불어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 모빌리티 트렌드인 SDV 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P(플라스틱)-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차량용 P-OLED는 유연한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사용해 뛰어난 화질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인업이다. LCD 대비 소비전력을 60% 줄이는 동시에 무게는 80%나 가벼운 게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핵심 기술인 탠덤(Tandem) OLED 소자도 적용됐다. 이같은 기술력으로 이 회사는 유럽·북미·한국 등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10곳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도 10인치 이상 프리미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10인치 이상 글로벌 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 1위를 기록하고 있다.LG이노텍도 광학솔루션 원천기술을 토대로 미래 전장용 부품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수주잔액(차량 카메라 제외)은 1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장 사업 진출 이래 10조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성과를 낸 주력 제품은 이 회사의 차량 조명 모듈 넥슬라이드가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의 고효율 광학 구조 및 광학 패턴 설계기술을 적용돼 있어 자율주행 시대에 요구되는 차량 조명의 다양한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120개 차종 전·후방 램프에 적용됐다.

LG이노텍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솔루션 1등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올초 CES에서 ADAS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자율주행용 센싱 부품이 탑재된 미래차 실물모형을 선보인 바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