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 인력 구조조정의 키워드 3가지 [율촌의 노동법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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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기업 인력구조조정 가속화
소통 강화한 '사람' 중심 전략 앞세워야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인공지능(AI)의 시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은 우리 일상과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은 2030년까지 AI가 전 세계적으로 최대 3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한다. 비단 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람이 해야 한다고 여겨졌던 다양한 산업에서도 AI의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 인력구조조정은 선택 아닌 필수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인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정된 일자리와 평생직장의 개념은 과거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기업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력 구조를 더 유연하게 재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능동적인 대응과 혁신이 요구되는 지금, 인력구조조정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닐 수도 있다.인력구조조정에는 배치전환이나 휴직 등과 같이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유형도 있다. 하지만 산업구조나 기술 발달로 인한 인력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고사직,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과 같이 고용관계를 종료하는 방식의 인력구조조정이 요구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기업이 인력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은 쉬운 과정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노동 관련 법령상 인력구조조정에 대해 요구하는 법률요건이 까다롭다는 점도 이유로 지목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어려운 것은 인력구조조정이 일방적인 법률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적법하게 진행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력구조조정은 기업 내부 구성원들의 삶과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들이 중요한 이해관계자인데, 성공적인 인력구조조정을 위해서는 그들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법 준수, 전략, 그리고 소통 3박자 갖춰야
만약, 기업이 성공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을 완수하기 위해 중요한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필자는 ‘법 준수’, ‘전략’, 그리고 ‘소통’이라고 말하겠다.우선, 법 준수가 중요하다는 점은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법이 정한 요건이나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해고나 퇴직 합의가 법원에서 무효라고 판단된다면 인력구조조정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력구조조정의 모든 절차에서 법률 이슈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또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목표에 이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과 수단을 고민해야 한다. 회사의 가용 자원이 무제한이라면 전략적 선택의 필요성은 덜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희망 퇴직금 재원에 제한이 없다면 감원 목표 달성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한정된 자원과 시간 안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므로, 자원 분배와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마지막으로는 소통이다. 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적극적인 찬성과 지지를 얻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현재 경영환경에서 회사로서도 어쩔 수 없구나’. ‘경영진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하는 정도의 이해와 공감은 필요하다. 감원이 법적으로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전략적으로도 성공적이었다 하더라도, 내부 구성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인력구조조정은 성공하기 어렵다. 만에 하나, 감원에는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인재들이 조직을 이탈하게 된다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인력구조조정은 기업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내리는 전략적 결정이다. 효율성과 경쟁력 향상을 위해 때로는 조직의 형태를 과감히 바꿀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재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 고려대(경제학)를 졸업하고 제42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32기) 합격 후 20여년간 노동 전문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심판 담당),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 판정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고용노동부 자문 변호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쟁송 분야에서는 부당해고, 임금(통상임금, 임금피크제 등), 원청의 사용자성, 불법파견, 근로자 지위를 다투는 소송 등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자문 분야에서는 인력구조조정,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컴플라이언스(파견법 위반, 인사제도 개선 등), 근로감독 대응, M&A 과정에서의 노동문제 등에 대한 자문 경험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