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구·기장군…부산 '일쉼동체 성지'로 떴다

해커톤서 지역 워케이션 분석

기업·공공데이터 결합해 파악
20대 부산역·30대 기장군 선호

사각지대 놓였던 4050도 분석
정책 지역 아닌 '사하구' 급부상
"해커톤, 지역 현안 해결사 돼"
지난 4~6일 벡스코에서 열린 글로벌 해커톤 ‘다이브 2024’. 부산테크노파크 제공
20~30대가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이 일과 휴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워케이션’ 장소로 부산 사하구가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카드 등이 보유한 기업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를 결합해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나온 결과다. 이처럼 기업·기관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솔루션을 제시하는 해커톤이 지역 현안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9일 부산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사흘 동안 벡스코에서 처음으로 열린 글로벌 데이터 해커톤 ‘다이브(DIVE) 2024’에서 ‘분석의 파노라마’ 팀이 지역 워케이션 전략을 앞세워 ‘올데이터(allDATA)’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데이터는 데이터 공급 5개사(삼성카드, 롯데멤버스, 나이스신용평가,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가 데이터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제휴한 네트워크다. 올데이터는 부산 인구 유입 방안을 주제로 제시했다. 분석의 파노라마는 지역 인구 유입 방안으로 사하구가 중장년층을 위한 워케이션 거점 지역으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 높은 평가를 얻었다.

분석의 파노라마는 올데이터가 보유한 데이터에 각종 공공 데이터를 결합해 지역 워케이션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연령·업종별 카드 소비 금액과 롯데멤버스의 워케이션 관련 설문, 나이스신용평가의 소득 데이터를 활용했다. 대형 카페와 상권, 버스 탑승객 수, 축제 등 공공 데이터를 결합했다. 연구팀은 20대에게는 과소비와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SNS 트렌드 헌터’를, 화끈한 소비와 휴식·숙박을 중시하는 30대에게는 ‘가치 소비형 레저 여행가’라는 특성을 부여했다.

부산 지도를 200m 단위 격자로 구분해 각 연령대의 상권별 활동 특성을 파악했다. 연령별 특성과 유사한 격자를 지도에서 찾아내는 과정이다. 교통과 소비 특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20대에게는 숙소가 저렴하고 대형 카페 밀집도가 높은 부산역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핑·루지·교육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한 기장군 일대는 30대에게 적합한 것으로 집계됐다. 워케이션 공간 건설을 추진 중인 부산시 정책과 맞아떨어진다.특히 지역 워케이션 정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40대와 50대 수요가 이들의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 중장년층은 서울과 제주에 이어 부산을 워케이션 경험지로 선호하며, 연령 특성 조사에서 각각 로컬 체험과 문화 탐험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워케이션 정책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사하구가 급부상했다. 미술관과 생태공원, 사하구 일대 수산물 중심의 맛집 제휴가 필요하며 시니어를 위한 트레킹·유적지 투어 프로그램 개발 전략이 만들어졌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는 기업 주도의 해커톤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직접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세밀하게 분석하는 데다 기업도 비즈니스 전략을 해커톤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질적·양적 데이터가 풍부한 금융사 등은 데이터 활용 방안을, 삼성SDS와 앤시스(ANSYS) 같은 기업은 자사 보유 시스템의 보완점을 해커톤을 통해 찾았다”며 “부산시가 시도하는 데이터 플랫폼 전략과 맞물려 기업·공공 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