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과 물밑협상…"중동 모든 전쟁 휴전"

아랍 국가들도 참여
이스라엘은 협상에 불참
국방장관 방미 전격 연기
< 레바논 땅에 꽂은 이스라엘 국기 >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군사단지가 있는 레바논 남부 국경마을 마룬엘라스 지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마룬엘라스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아랍 국가들이 중동 전선 휴전을 위해 이란과 비밀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채널12 방송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헤즈볼라 2인자 나임 카셈도 휴전 협상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이 휴전이라는 명목으로 이끄는 정치 활동을 지지한다”고 말했다.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휴전 없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헤즈볼라의 기존 입장이 변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면서도 “휴전 협상에 여지를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에 들어갔다. 아락치 장관은 순방 목적에 대해 “중동 상황을 협의하고, 레바논과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범죄를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은 미국이 주도하는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설도 다시금 불거지면서 ‘반쪽짜리 협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을 논의하고자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날 방미 계획을 전격 연기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기 전까지 갈란트 장관의 방미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미국 정치 매체 액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9일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계획과 관련해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에 나서는 것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던 지난 8월 이후 2개월여 만이다.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재보복 공격 규모를 놓고 두 정상이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스라엘은 최근 자국에 대한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발사에 맞서 이란 석유 시설 공습 등 재보복을 검토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 수위를 높이려고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전면전 촉발 등 사태를 악화할 수 있는 과도한 보복을 자제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