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탄핵 얘기한 적 없어"…韓 "우겨봐야 구질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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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부산 금정 방문해 유세10·16 재·보궐선거를 1주일 앞둔 9일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부산 금정을 찾았다. 야당은 ‘정권 심판론’, 여당은 ‘일꾼론’을 앞세워 유세에 나섰다.
韓 "우린 부산시장 있는 정당"
李 "이번엔 일단 바꿔써보시라"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은 부산 금정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를 지원했다. 야권 단일화 이후 첫 방문이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금정을 위해 누가 일할 수 있는지 정하는 선거”라며 “정쟁이나 정치싸움이 개입할 여지가 있는 선거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부산시장도 (보유하고) 있어 (윤 후보 공약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를 ‘윤석열 정권 심판대’로 정의했다. 금정구 중앙대로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이 대표는 “국민이 총선에서 강력히 심판했는데도 이 정권은 생각을 바꾸기는커녕 더 심해지고 있다”며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두 번째 심판 기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똑같은 사람을 자꾸 쓰면 주권자에게 충실하지 않다”며 “이번에는 바꿔서 일단 써보시라”고 말했다. 금정구가 전통적으로 야당 열세 지역이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두 사람은 이날 대통령 탄핵 시사로 해석되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맞붙었다. 이 대표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대리인을 뽑되 감시해서 잘못하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도저히 임기 내에 못 견딜 정도면 도중에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당연한 원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부처 눈에는 부처만,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 탄핵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여당은 내가 그 얘기를 했다고 우긴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말해놓고 잘못된 말이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것이 이 대표다운 것 아닐까”라며 “우겨봐야 구질구질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말해 여권의 반발을 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