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링크 구축하는 공산당, 민간기업 앞세운다

지난달 25일 중국 북서부 지우취안 위성 발사 센터에서 5개의 위성을 탑재한 리젠-1 Y4 상업용 운반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 사진=신화통신
중국 정부가 우주 산업에서 국영기업이 아닌 민간 기업을 앞세우고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1년부터 추진한 국가 인터넷망이라는 뜻의 ‘궈왕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 저궤도에 1만3000여개 통신위성을 올리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의 중국판인 '스페이스 세일'(Space sail) 구축을 위해 서두르고 있다. 중국 국영 상하이우주통신위성기술은 지난 8월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위해 인공위성 18기를 쏘아 올렸다. 차이나유니콤이 얼마 전 스마트폰과 저궤도 위성 간 직접 데이터를 연결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6000기 이상의 위성을 운용하며 아르헨티나에서 짐바브웨까지 광대역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페이스X를 따라잡기 위해 민간 기업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인 지리 그룹의 자회사인 지리 스페이스도 지난달 10개의 위성을 낮은 궤도에 쏘아 올렸다. 현재 30개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지리는 2025년 말까지 72개의 위성군을 보유할 계획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중국은 일회용 로켓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스페이스X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전략도 모방해 로켓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데도 민간기업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딥블루(Deep Blue)와 랜드스페이스(LandSpace)는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 중이며 최근 로켓 수직 이착륙에 테스트를 실시했다. 중국 정부는 2026년까지 재사용 로켓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중국 우주항공 스타트업 딥블루 / 홈페이지 캡쳐
중국 정부는 하이난섬 로켓 단지를 민간 사업자에게 개방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군과 연계된 국영 기업이 하이난 시설을 독점하고 스타트업은 외딴 내륙 시설이나 해상에 떠 있는 발사대를 이용해야 했다. 인근에는 작년에 약 12억 위안(1억6900만 달러)을 들여 완공한 원창 항공우주 슈퍼컴퓨팅 센터도 있다. 이 곳에는 미국이 2022년 중국으로의 첨단 칩 수출을 금지하기 전에 확보한 엔비디아의 A100 프로세서가 장착된 슈퍼컴퓨터 36대가 있다. 조지아 공과대학의 링컨 하인즈 교수는 "하이난의 새로운 시설 개방은 성공적인 상업 우주 산업육성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자는 고위급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