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임웍스 아태대표 "아시아로 탄소포집 플랜트 확장...포집 비용 감소 실현"

클라임웍스는 최근 3세대 기술로 시장 수용성을 높이고, 탄소제거 기술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등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많은 기업과 탄소 크레디트 구매를 논의 중이며, 직접 포집 플랜트를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한경ESG] 글로벌 리더 - 크리스 웨이 클라임웍스 아시아·태평양 대표
클라임웍스(Climeworks)는 오늘날 다양한 탄소제거 방법 중 직접 탄소 포집(Direct Air Capture, DAC) 카테고리를 만든 기후 테크 분야의 선구자다. 2009년 스위스에서 기후변화를 우려한 독일 공학자 얀 부르츠바허와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엔지니어 크리스토프 게발트가 세운 이 회사는 벤치마크 모델이 없던 당시 공기 중 탄소를 실제로 포집하겠다는 믿음을 갖고 시작했다. 클라임웍스는 초기 10년간 지난한 기술개발 후 탄소포집에 성공했고, 최근 아이슬란드에 지은 두 공장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포집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클라임웍스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암석으로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제3자 인증기관의 검증을 받았다.지금까지 스위스리, 취리히 은행, 싱가포르의 국부펀드(GIC), 스위스의 인프라 중심 사모펀드인 파트너스 그룹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투자 라운드도 GIC와 파트너스 그룹이 이끌었다. 그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케나다의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와 같은 기업들이 탄소배출 상쇄를 목적으로 클라임웍스의 탄소제거 크레디트를 구매함으로써 탄소제거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클라임웍스는 이 같은 자금을 토대로 플랜트 확대와 프로젝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개최한 ‘KIS ESG 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 크리스 웨이 클라임웍스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만나 클라임웍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클라임웍스는 DAC 분야에서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다. “클라임웍스는 2017년 스위스에 연간 수백 톤 탄소 포집 능력을 갖춘 플랜트를 처음 지은 후 2021년부터 아이슬란드에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직접 포집 및 저장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2021년에는 아이슬란드에 오르카(Orca), 2024년에는 매머드(Mammoth) 두 플랜트를 세웠다. 기존 오르카(연간 4000톤 포집)보다 매머드(연간 3만6000톤 포집)는 규모가 약 10배 크다. 현재 클라임웍스는 4년 정도마다 5배에서 10배 정도 규모가 커지는 포집 용량을 가진 플랜트를 업계 최초로 건설해왔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 기술이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이를 영구적으로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선구적 전문성과 경험을 갖췄으며, 이를 통해 신뢰성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우리가 기술을 실현해냈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며 높은 기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실제 탄소제거 메커니즘이 궁금하다.

“DAC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공기 중 CO₂가 팬 형태의 수집기 내 필터를 통해 선택적으로 결합된다. CO₂와 잘 결합하는 화학물질인 아민 성분을 바른 필터다. 이 필터가 CO₂로 가득 차면 수집기가 닫히고, 지열을 이용해 약 100°C까지 온도를 높여 CO₂가 높은 농도로 분리되게 한다. 전체 포집 사이클은 매개 변수에 따라 다르지만 첫 단계(흡착)에는 몇 시간이 걸리고, 두 번째 단계(탈착)는 몇 분이면 완료된다. 각 수집기는 매년 50톤의 CO₂를 제거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에서 포집된 CO₂는 파트너사인 카브픽스에 전달된다. CO₂는 물에 녹아 지하로 주입되며, 암석과 반응해 탄산염을 형성해 지층에 저장된다.”최근 개발한 클라임웍스의 3세대 기술에 대해 설명해달라.

”클라임웍스는 2019년부터 3세대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3세대 기술은 새로운 구조적 흡착제를 사용해 포집 용량을 2세대 대비 2배 늘렸고, 필터 수명을 3배 연장했다. 동시에 에너지 사용량은 50%, 그리고 포집 비용은 50%를 절감할 수 있다. 클라임웍스는 3세대 기술로서 시장 수용성을 더 높였다. 태양광 기술이 기존에 예측하던 것보다 보급 속도와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진 것처럼, DAC도 태양광 같은 두 번째 혁신기술이 될 것으로 본다.”

클라임웍스가 최근 탄소제거 기술 인증을 받기도 했는데.“클라임웍스의 직접 공기포집 기술은 시장에서 가장 높은 품질의 탄소제거 기술 중 하나다. 비제로카본(B Zero Carbon)이라는 주요 탄소 평가 기관이 클라임웍스에 첫 번째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최고 수준의 기준일 뿐 아니라 비제로카본에서 최초로 탄소 프로젝트에 부여한 등급이기도 하다.”

탄소제거 기술은 매우 비싸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많은 기업이 이미 넷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그다음 논리적 단계는 탄소제거 기술에 대해 탐구하고, 직접 포집 기술 같은 신기술을 지원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유지하려면 2050년까지 연간 3.5Gt(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이미 많은 보고서에서 탄소제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직접 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기업들은 전체 배출량의 90%를 감축하고 나머지 10%는 탄소제거 기술에 의존해야 한다. 탄소제거는 해결책의 일부일 뿐이지만, 어디선가는 시작해야 한다. 탄소제거 기술 산업은 충분한 자금과 지원을 받지 않으면 확장되기 어렵다.”

지금까지 어느 정도 투자를 받았나.

“클라임웍스는 지금까지 플랜트 투자와 관련해 약 8억10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미국 에너지부의 DAC 허브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바텔 연구소, 에어룸카본테크놀로지 등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사이프러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이프러스 프로젝트는 대기에서 연간 100만m톤 이상 CO₂를 포집해 지층에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운영 중인 DAC 시설 중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6억 달러(약 8300억 원)의 연방 지원을 받을 자격이 주어진다. 클라임웍스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더 많은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며, 캐나다·노르웨이·케냐·영국 등에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다.”
클라임웍스의 아이슬란드 매머드 플랜트의 수집기. 사진=클라임웍스 제공
클라임웍스의 아이슬란드 매머드 플랜트 전경. 사진=클라임웍스 제공
자발적 탄소시장이 다소 위축되고 있는데, 영향은 없나.

“고품질 탄소제거 기술을 제공하기에 현재 탄소배출권 시장 하락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자발적 시장의 가격대는 톤당 10~20달러다. 클라임웍스는 자발적 시장에 속해 있지만 다른 곳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매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아니라 장기적 넷제로 목표를 가진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대부분의 크레디트는 ‘탄소회피’에 초점을 맞추지만, 우리는 ‘탄소제거’에 집중한다.”

향후 ‘꿈의 숫자’인 톤당 100달러에 탄소를 포집하게 될까.

“미국 에너지부는 DAC 공정 비용을 톤당 100달러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모두 톤당 100달러가 중요한 숫자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2050년까지 그 숫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포집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2050년까지 포집 비용을 톤당 75~150달러 선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3세대 기술을 갖췄으며, 앞으로도 혁신을 이어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DAC 외 다른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클라임웍스는 최근 클라이언트 솔루션을 론칭했다. 단순 DAC 제거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탄소제거 기술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바이오차와 숲 조성(조림), CCS(탄소포집 및 저장) 기술을 포함한 바이오에너지 그리고 풍화 촉진이라 불리는 이런 기술을 모두 포함한 포트폴리오 솔루션을 제공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거는 기대는.

“첫째,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현재 떠오르는 지역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데다 탄소배출량도 매우 많다. 하지만 동시에 이 지역에서는 많은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큰 문제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혁신적 해결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결의도 가지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은 모두 세계에서 기후 혁신을 선도하는 나라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탈탄소화를 이룬다면 세계의 탈탄소화에도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다. 기업들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와 합력해 탄소제거 기술(탄소제거 크레디트)을 도입할 수 있다. 이미 많은 한국 기업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아시아권에 직접 포집 플랜트를 확장한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우리의 또 다른 관심은 우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직접 포집 플랜트를 확장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최소 100만 톤(메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2050년까지 1기가톤(1GT), 즉 10억 톤의 탄소를 제거하려 한다. 우리는 중동, 호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잠재적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나 한국도 그런 후보지에 들어갈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다음 플랜트를 건설하고자 하며, 이 지역의 기업 리더들이 넷제로 레이스를 가속화하도록 돕고 싶다.”

한국도 DAC 기술을 차세대 100대 기술로 선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지속가능성과 기후변화 대응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수소 같은 기술에 관심이 많고, 다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노력 중이다. 직접 공기포집 기술은 한국 정부가 흥미로워할 만한 분야다. 만약 우리가 한국에서 적합한 부지를 찾아 직접 탄소포집 플랜트를 설립한다면, 한국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기후 리더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