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인 기상캐스터 "공포스럽다"…허리케인 밀턴 위력 어떻길래

SBS 뉴스화면 캡처
미국 동남부를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 복구가 끝나기도 전에 더 강력한 허리케인 '밀턴'의 상륙을 목전에 둔 플로리다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남부에서 수십년간 활동한 기상학자 존 모랄레스는 전날 미 방송사 ‘NBC6 사우스 플로리다’ 일기 예보 도중 허리케인 ‘밀턴’이 얼마나 강력한지 설명하다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모랄레스는 떨리는 목소리로 "놀랍고, 놀랍고, 놀랍고, 놀라운 허리케인"이라며 "10시간 만에 기압이 50밀리바 떨어졌다. 죄송하다. 공포스럽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모랄레스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했고 이 게시물은 200만회가량 조회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현재 멕시코만을 가로질러 시속 26㎞ 속도로 북상 중인 밀턴이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에 9일(현지시간) 밤이나 10일 오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NHC는 이날 성명에서 3등급 허리케인 밀턴이 "극도로 위험"하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폭풍 해일과 극심한 강풍, 홍수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보했다.

밀턴은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4급 허리케인 헐린에 비해서도 더 강력하다. 헐린의 최대 풍속은 시속 220㎞, 최소 중심기압이 938hPa(헥토파스칼)이었다. 반면 밀턴의 최대 풍속은 285㎞, 최소 중심기압은 897hPa이었다. 다만 원래 5급 허리케인이었던 밀턴은 9일이 되자 기세가 약해져 4급 허리케인으로, 이날 밤에는 3급 허리케인으로 조정됐다.
SBS 뉴스화면 캡처
제인 캐스터 탬파 시장은 "저지대 지역에서 대피하지 않은 사람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도 "이번 허리케인은 엄청나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허리케인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이재민을 위한 자금이 이민자들을 위해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은 "거짓 정보와 거짓말을 무책임하고 무모하고 끊임없이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CN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절박한 사람들이 받아야 할 지원을 받지 못할 정도로 그들을 오도하는 사람이 자신을 지도자로 여긴다는 것은 솔직히 위험하고 양심이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개인용 진단 장비를 제공했다는 저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내용에 대해서도 "(저서에 소개된 트럼프의 행동이)미국답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