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대선 전 발언 재조명…한동훈 "그때 약속 지켜라"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라오스측 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과 관련해 "당초 대선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그것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문화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도이치 사건에 대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 같다'는 전망에 대해 "검찰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라고도 했다.

한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공개 비판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지적에 대해 "김 여사를 공격하거나 비난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필요하고, 국민의힘은 그런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10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강화문화원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떠서 이 자리까지 왔는데 사람에게 충성을 안 하는 대신 부인에게만 충성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유 전 사무총장은 "김 여사도 본인이 비호감이라는 걸 모르고 저러는 건 아닌 거 같다"면서 "총선 앞두고 몇 달 동안 안 나오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어 "김 여사가 '내가 나가는 게 표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아니까 그렇게 했다가 앞으로 보궐선거 말고는 큰 선거 없다고 해서 이렇게 나오는 건가"라며 "지금 김 여사 문제가 여권과 정권 전체에 저렇게 부담을 주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아무도 해결 못 하는 상황을 이해 못 하겠다"고 비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사진=뉴스1
앞서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8일 TV조선 장원준 김미선의 뉴스트라다무스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당내에서는 사과를 넘어선 조치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정 대변인은 "사과와 더불어 지난번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가 약속했던 것처럼 '내조에만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며 "이를 넘어 제3자 특검에 대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은 당에서는 아직은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선을 앞두고 허위 경력 의혹에 휘말린 김 여사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다"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사과한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