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공공주차장 절반 '임산부 우선주차구역' 관리 소홀…의무화도 39%뿐

구역 마련 조례로 의무화한 곳도
도내 31개 시군 중 12곳 뿐

경기도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할 것"
경기도 내 '임산부 우선주차구역' 바닥면 표시 그림이 훼손된 모습. /사진=경기도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 우선(전용) 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 실태 감사에 나선 결과 경기 공공주차장의 절반 가까이는 안내판이 없거나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등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일~13일 도민감사관과 함께 도내 공공청사 등 주차장을 살핀 결과 165개 중 87개에서 주차 구역 미설치, 바닥면 표시 미흡 등의 지적사항 88건이 확인됐다. 임산부 우선 주차 구역은 임산부가 최우선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조성하는 '특별 배려 구역'이다. 일반적으로 알아보기 쉽도록 해당 면에 안내 표지판을 달고, 주차구역 색상을 다르게 칠한다.
경기도 내 '임산부 우선주차 구역'에 표지판 설치 및 바닥면 표시가 정상적으로 되어 있는 모습. /사진=경기도
현재 도내 임산부 주차구역 설치 의무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만들어진 조례에 따라 다르다. 31개 시군 중 39% 정도인 12곳(성남·남양주·평택·안양·김포·경기도 광주·광명·군포·안성·여주·과천·가평)은 지자체 자체 조례를 통해 의무화하고 있다.

31개 시군 중 5곳(용인·하남·오산·구리·의왕)은 조례를 통해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경기도 임산부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임의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나머지 14개 시군(수원·고양·화성·부천·안산·시흥·파주·의정부·양주·이천·포천·양평·동두천·연천)은 별도의 자체 조례를 두고 있지 않아 사실상 '관리 밖'에 놓여 있다.
경기도 내 임산주 전용 주차 구역 중 표시는 되어 있지만 안내판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사례. /사진=경기도
경기도는 조례상 임산부 주차구역 설치가 의무인데도 설치하지 않은 23개 주차 시설에 대해서는 설치하도록 시정 조치하기로 했다. 조례상 설치 의무가 없는 45개 시설은 설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 조례에서 정한 임산부 주차구역 설치율에 미달하거나 주차구역의 너비와 길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설치한 사례는 추가 설치 또는 재설치하도록 했다.
경기도 관계자가 도내 임산부 우선(전용) 주차 구역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지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도는 88건의 지적사항에 대해 시정, 권고 등의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 또 시군마다 주차구획의 규격, 표시 방법 등에 차이가 있거나 임산부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설치기준 등의 문제점은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도 조례 소관부서에 일관된 설치·운영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각 시군에 권고한다는 계획이다.안상섭 경기도 감사위원장은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임산부를 배려하고 출산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감사였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현장 실태점검 감사를 통해 도민 생활 편의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감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