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합작품 곧 공개…"한국형 AI 레벨 확 높일 것"

'AX 사업' 힘주는 김영섭號

내년 상반기 첫 프로젝트 결실
"국내 가성비 있는 AI모델 많지만
그 정도로는 성공하기 어려워
차원이 다른 수준·속도 구현"

AX전문 자회사 출범 앞둬
다른 기술기업과 협업 추진
"빅테크와 LLM 경쟁 안할 것"
“‘한국형 인공지능(AI)’을 선보이는 기업이 많지만, KT는 수준과 속도에서 차별화할 겁니다.”

김영섭 KT 대표(사진)는 10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KT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내년 상반기 내놓을 한국형 AI는 기존 AI 모델이나 서비스와 확연히 다를 것이라고 거듭 자신했다. 기존 통신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AI 전환(AX)’ 사업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5년간 2.4조 투입…AX 키운다

KT는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한국형 AI를 점찍었다. 지난달 27일 MS와 AI·클라우드·정보기술(IT) 분야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5년간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한국형 AI 모델·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한국형 AI다. 내년 상반기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소규모언어모델(SLM) 파이 3.5 기반의 산업별 특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를 국내 실정에 맞게 최적화하고, 국내 기업이 두루 활용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투자 금액 2조4000억원 중 절반은 인프라, 나머지는 한국형 AI 개발 등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김 대표는 “한국형 AI라고 이름 붙여 내놓는 기업은 많지만 아직 허공의 메아리에 불과하다”며 “이용자가 알아주고 인정하는 수준을 얼마나 빨리 구현하느냐로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선 경쟁 요소로 꼽히던 과거와는 시대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KT는 내년 1분기에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을 자회사로 설립한다. 기업을 대상으로 AX 관련 컨설팅, 아키텍처, 디자인 등을 제공하는 게 주요 역할이다. 김 대표는 “KT의 AX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MS와 협력하며 그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KT와 MS는 내년 AI·클라우드 분야 기술 연구의 중심 조직인 ‘이노베이션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다른 빅테크와 협력도 추진

KT 경영진은 빅테크와 대규모언어모델(LLM) 시장에서 경쟁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은 “LLM 시장엔 글로벌 톱3가 굳건하다”며 “지난해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은 기업 맞춤형 SLM 공급에 초점을 맞춰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KT는 AX 사업 초기 국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국내 규제 및 보안 환경 등을 고려한 공공·금융 부문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 기업과 기관이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찾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MS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며 “MS가 잘하는 부분에선 MS와 하고, 다른 기업과의 협력 기회도 열어놓고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장은 아니지만 추후 해외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KT는 연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인력 1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김 대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며 “내부 인재를 꾸준히 키우면서 훌륭한 인재를 영입하는 활동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