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 달고서도 세계 누빈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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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사랑했던 예술가2019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헤이그에서는 어느 사진작가의 환갑을 축하하는 전시가 연달아 열렸다. 헤이그 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 전시회에는 3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왔다. 네덜란드의 대표적 예술가이자 지난해 9월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윈 올라프다.
故 어윈 올라프, 서울 회고전
그는 선천적 폐기종을 앓고 있어 높은 곳에 오르면 산소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였지만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었다. 암스테르담 성소수자들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사진을 통해 현대사회의 모순과 소외된 인간에 관해 이야기했다.올라프의 작고 1주기를 맞아 국내에서도 특별 회고전이 열렸다. 2012년부터 올라프의 작업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해 온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을 쌓았다. 2020년 한국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가장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공근혜갤러리에서 선보인 ‘만우절 2020’ 시리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주변 상황이 거짓말 같다는 감정을 담은 작품들이다. 이 시리즈는 올라프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으며 파리, 런던, 뉴욕을 돌며 순회전을 통해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서도 만우절 연작이 공개됐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업도 많다. 폐기종을 앓는 자신의 모습을 마치 3부작 드라마처럼 담아낸 2009년 연작 ‘I wish, I am, I will be’가 그것이다.2023년 작고 직전 발표한 연작 ‘댄스 인 클로즈업’도 국내 처음으로 소개된다. 이 연작은 네덜란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캄머발레단 안무가 한스 판 마넨의 춤을 추는 발레단의 모습을 담은 작업이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