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학 뜨자…'IT·바이오 동맹'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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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빅파마 협업의 장 된 실리콘밸리인공지능, 가상현실, 자율주행자동차…. 실리콘밸리에서 태동한 기술들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격전지인 실리콘밸리는 요즘 영향력 있는 바이오기업이 몰려들면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개인에게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학’이 바이오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글로벌 빅파마와 IT회사의 협력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정밀의학은 사람의 유전체 정보, 병력,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개인에게 딱 맞는 질병 예방법과 치료 방법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밀의학 시대에 들어서면서 IT회사와 글로벌 빅파마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한 사람의 유전체 정보는 흔히 30억 쌍의 염기서열로 구성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여러 DNA 조각의 서열을 분석한 다음 퍼즐 맞추듯 앞뒤를 정확하게 배열해야 한다. 한 사람의 정보만 해도 수십 기가바이트에서 테라바이트까지 커질 수 있다. 여러 명의 유전체를 분석하기 위해선 대량의 정보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기술과 함께 30억 쌍의 염기서열을 정확히 배열해낼 계산 능력이 필요하다.이에 데이터를 보유한 빅파마와 이를 분석할 능력을 갖춘 IT회사가 협력하고 있다. 암젠이 엔비디아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암젠은 디코드제네틱스를 인수하며 약 300만 명으로부터 200페타바이트가 넘는 비식별 처리된 휴먼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더 효과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가 필요했던 것이다.
우수한 인재 채용에도 유리하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는 UC버클리, 스탠퍼드대, 새너제이주립대 등 공학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개리 굿하트 인튜이티브서지컬 대표는 “이곳에서의 혁신은 전문가들끼리의 잡담에서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사우스샌프란시스코=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