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추론법 개발로 경제모형 고도화

다산젊은경제학자상 수상
이서정 서울대 부교수
다산젊은경제학자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 특히 경제문제에 대한 실증 분석 방법을 개발하는 계량경제학 연구자로서 실사구시 정신을 강조한 다산 정약용 선생을 기리는 상을 받게 돼 더욱 영광이다.

학부 시절부터 실증 분석에 사용되는 경제모형의 한계를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는데, 미국 위스콘신대 박사과정에서 브루스 한센 교수에게 지도받으며 이런 문제점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모형에서 얻은 추정 결과의 정확성을 평가할 때 모형의 불완전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박사학위 논문에서 경제모형의 불완전성을 반영해 통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분석 결과를 얻는 방법을 개발했다.졸업 후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에서 조교수, 부교수로 재직했다. 한센 교수와는 5년여에 걸친 공동연구를 통해 불완전한 경제모형의 인과 효과를 다루는 새로운 통계추론 방법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국민소득이 민주주의 발전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1960~2000년 150여 개국의 민주주의 지수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조사한 자료를 이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미국경제학회지 등 세계 유수의 경제학 저널에 실린 기존 연구에서 사용한 경제모형이 불완전하며 이로 인해 추정 결과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동연구에서 개발한 방법으로 국민소득 증가가 꼭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긴 호흡을 갖고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는 주로 노동, 교육 등 응용미시 분야에 적용됐는데, 이를 거시경제로 확장해 각종 경제지표에 미치는 인과 효과를 불완전 모형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