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창고서 '현금 68억' 훔친 40대 男 송치…남긴 쪽지가

A씨가 훔쳐 달아난 현금 다발의 모습. 사진=송파경찰서 제공
서울 송파구 임대형 창고에 보관돼 있던 현금 수십억 원을 절도한 창고 관리자 4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1일 40대 남성 A씨를 방실(주거)침입, 절도,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동부지법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잠실동 소재 무인 창고 업체에서 중간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피해자가 빌린 창고에 들어가 현금 68억원 가량을 빼돌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폐쇄회로 (CC)TV 전원을 차단하고 CCTV 하드디스크를 파괴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 4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21분 사이 현금을 창고에서 꺼내 다른 곳에 임시 보관했다가 15일 외부로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2주 뒤 경찰은 “캐리어 6개에 나눠 창고에 보관하던 현금 약 68억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받았다. 현금이 들어 있던 캐리어 안은 A4 용지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도 들어 있었다.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지난 2일 오후 6시46분쯤 경기 수원에서 A씨를 검거했다. 지난 5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경찰은 A씨로부터 현금 40억 1700만 원을 압수한 상태다. 공범이 의심되는 2명을 추가 입건해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신고액이 68억 원이었던 만큼 남은 20여억 원의 행방을 추적하는 등 절도 사건 수사를 마무리 한 뒤 피해금의 출처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일각에선 무인 임대형 창고에 거액의 현금이 있었던 이유에 대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현금 출처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금 출처가 확인돼야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줄 방침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