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끼리 소통하며 스스로 문제 해결”…SAP,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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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AI가 복잡한 문제 스스로 해결”“인공지능(AI)을 통해 한 사람이 기존에 15분 걸리던 작업을 1~2분 만에 완료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체 조직으로 확산하고, 1년 이상으로 환산하면 기업 전체의 업무 효율이 크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환각 줄인 ‘지식 그래프’ 내년 출시
클라우드 전환, 비용 절감 효과 눈길
무하마드 알람 SAP 제품 엔지니어링 총괄은 11일 서울 강남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SAP 테크에드 2024’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AI 도입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테크에드는 매년 개최되는 SAP의 기술 행사로, 최신 기술을 소개하고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알람 총괄은 SAP 이사회 멤버로서는 처음으로 테크에드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이날 행사에서는 SAP의 최신 AI 기술 개발 현황이 공개됐다. 이 회사는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생성형 AI의 환각 현상을 줄이는 ‘SAP 지식 그래프’를 개발하고 있다. 환각은 생성 AI가 잘못된 정보를 만드는 현상으로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식 그래프는 데이터 간 관계를 네트워크로 구조화하는 정보 표현 방식이다. 복잡한 지식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지식 그래프는 데이터 관리 솔루션인 ‘SAP 데이터스피어’와 AI 에이전트 ‘쥴’과 연계된다. 알람 총괄은 “지식 그래프를 통해 30%에 달하던 환각을 시험 환경에서 0~15%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협업형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도 소개됐다. 이 시스템은 각 사업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배치하고, 업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에이전트들이 자체적으로 협력해 이를 해결한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환경에서도 AI가 복잡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알람 총괄은 “정산 과정에서 이용자가 에이전트에게 ‘미지급 금액이 있다’고 문의할 경우 AI가 직접 시스템 내부의 공급업체 특화 AI 에이전트와 소통하며 원인을 찾는다”고 설명했다.새로운 AI 기술 적용으로 높아진 클라우드 전환의 중요성도 얘기됐다. 알람 총괄은 “클라우드 없이는 최신 기술 도입이 늦어져 기업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한 기업은 SAP 클라우드를 도입해 한 공장의 운영비를 20~30% 절감했으나, 클라우드 전환이 완료되지 않아 다른 공장으로 이 성과를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클라우드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SAP는 ‘그로우 위드 SAP’와 ‘라이즈 위드 SAP’ 등 클라우드 ERP 솔루션을 통해 신규 고객의 클라우드 진입과 기존 고객의 ERP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알람 총괄은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은 SAP의 중요한 연구개발(R&D) 허브”라며 “서울에는 200여 명의 R&D 인력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SAP의 복잡한 기술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은 SAP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난 30년간 한국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이 SAP 제품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앞으로도 한국 시장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