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한은 피벗에도 2600선 아래서 마감…출판株 상한가

외국인 '팔자' 지속
'한강 효과'에 출판주 줄줄이 상한가
사진=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한국은행의 3년2개월 만의 금리인하 단행에도 마땅한 모멘텀(상승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2600선 탈환에 실패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25포인트(0.09%) 내린 2596.91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인하했다. 2021년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시작된 긴축 사이클이 3년2개월 만에 인하로 전환했다.통상 금리인하는 유동성 확대 신호로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이날 증시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6038억원어치를 팔고 떠났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702억원과 2905억원 매수우위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가 0.68% 올랐지만 5만9300원으로 마감해 6만원에 오르는데는 실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 KB금융, 신한지주, NAVER, 삼성SDI 등이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는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출판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예스24의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가 상한가로 치솟은 가운데 삼성출판사(14.24%), 웅진씽크빅(174.85%) 등이 뛰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예스24가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자책 플랫폼 리디의 투자사인 컴퍼니케이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밀리의서재는 23.63% 급등했다.전날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을 선정했다. 발표 직후 교보문고와 예스24 등의 온라인 사이트는 관련서 주문이 폭주하면서 한때 사이트가 마비되거나 접속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출판계는 이번 소식이 침체 중인 국내 도서 시장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 측이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89만원으로 올렸음에도 0.63%대 상승하는데 그쳤다. 고려아연은 이날 전일 대비 5000원 오른 79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가도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지만 주가는 6.56% 급락했다.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둘러싸고 분쟁을 겪고 있는 티웨이홀딩스와 대명소노시즌은 각각 22.76%와 15.87% 급등했다. 반면 최근 연일 급등 피로감에 티웨이항공은 7.82% 내렸다.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2대 주주인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지분 공개매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예림당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까지 겹치면서 상한가로 뛰었다.전날 13% 가까이 올랐던 KT&G는 자사주 매입·소각 호재 소멸 영향으로 이날 12% 넘게 떨어지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58% 내린 770.98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473억원 순매도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14억원과 93억원 매수우위였다.

HLB그룹주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지연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HLB가 11.03% 떨어진 가운데 HLB제약, HLB생명과학, HLB테라퓨틱스 등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원·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7원 내린 1349.5원을 기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