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경제 나침반' 금리도 볼 줄 모르고 재테크 하나요

모두의 금리

조원경 지음 / 에프엔미디어
460쪽|2만2000원
지난 8월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원인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로 돈을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전략이 엔 캐리 트레이드다. 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엔화 가치가 치솟았고, 엔 캐리 자금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급히 포지션을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의 금리>는 현대 경제 시스템의 중추신경과 같은 금리를 설명한 책이다. 책을 쓴 조원경은 기획재정부 국장,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거쳐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수 겸 글로벌산학협력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예금부터 채권, 외환, 주식, 부동산, 원자재,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산에 금리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저자가 2011년 기재부 대외경제총괄과장일 때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다. 일본인들은 거품 경제 때 싸게 대출해 외화로 사들인 해외 자산을 팔아 엔화로 바꿨다. 바꾼 엔화를 재건에 사용하면서 엔화 가치가 올랐고, 그 결과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며 여기저기서 파산 소식이 들렸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주식에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도 금리는 영향을 미친다. 책은 명목 금리와 실질 금리의 차이, 복리의 효과, 대출 금리, 안전한 금융회사를 판단하는 법, 세후 소득의 중요성 등 일상에 필요한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주식과 관련해선 경기 민감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을 때 사서 PER이 낮을 때 팔아야 한다고 말한다. “주가가 선행하기에 이런 사이클을 읽는 게 경기 민감주 투자에서는 중요하다. 경기 민감주를 고PER에 사야 하는 이유는 그때 업황이 가장 악화해 공포가 절정에 달해서다. 경기 민감주는 이익이 많이 날 때 주가가 고점에서 정체한다. 이때 PER은 낮다.”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주, 롯데케미칼같은 화학주, HD현대중공업 같은 조선주가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다.책은 저자의 생생한 실무 경험에 배경 이론을 잘 버무려 어렵지 않게 금리를 설명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