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시즌, 시작부터 '휘청'…배터리·게임·엔터 전망치 줄하향

증권사, 121곳 눈높이 낮춰
엔씨 이익 추정치 일주일새 21%↓
에코프로비엠 80% 넘게 깎아
올해 3분기 실적 시즌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 8일 맨 먼저 잠정 실적을 공개한 삼성·LG전자가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디스플레이, 2차전지, 게임·엔터 등 대부분 업종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도 최근 들어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최근 1주일 새(10일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내린 기업은 121곳(적자 전환·확대 포함)이다. 상향한 기업 49개보다 2배 넘게 많다. 세 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한 269개 기업이 대상이다.

2차전지, 디스플레이 업종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극재 업체 포스코퓨처엠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주일 전 298억원에서 10일 285억원으로 4.1% 감소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9억원에서 3억원으로 83.1% 깎였다.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였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17억원 적자로 전망이 180도 바뀌었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적자 추정치는 935억원에서 96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회사는 한 달 전만 해도 3분기 영업적자가 1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지만 예상 적자 폭이 커졌다.

게임·엔터주 실적 눈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153억원에서 1주일 전 135억원으로, 10일엔 105억원으로 감소했다. 1주일 만에 21.8% 줄어든 것이다. 웹젠도 같은 기간 113억원에서 103억원으로 전망이 바뀌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4.3%(305억원→292억원) 감소했고, YG엔터테인먼트는 영업적자 14억원으로 기존 전망(-2억원)보다 더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조선주 이익 추정치가 꺾인 것도 아쉬운 점이다. 1주일 사이 한화오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01억원에서 558억원으로, HD현대미포는 264억원에서 254억원으로 줄었다. 감소율이 각각 7.2%, 3.9%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체 지수 반등을 위해서는 기업 실적 개선이 필요한데 최근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치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며 “성장성 둔화 국면이 완연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방위산업, 해운 등 일부 업종 기업은 1주일 새 실적 추정치가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151억원에서 3326억원으로 5.5%, 현대로템은 1073억원에서 1118억원으로 4.1% 늘었다. HMM은 1조318억원에서 1조742억원으로 4.1% 불어났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