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이냐, 퇴출이냐…美선 시장이 결정

유동주식 수·시총 기준으로 평가
캐나다선 'R&D 투자=이익' 간주
엔비디아, 모더나, 버텍스 등 세계적인 혁신 기술 기업이 상장된 나스닥의 상장 기업은 지난해와 올해 330여 개 줄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130여 개 늘었다. 나스닥에서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받은 부실 기업은 곧바로 퇴출되지만 한국에선 진퇴 여부를 까다롭게 규제하는 바람에 불량 기업이 살아남는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다.

나스닥은 상장 여부는 까다롭지 않지만 시장의 평가를 받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되는 구조다. 상장 유지 조건에는 한국처럼 ‘법인세 비용 차감 전 당기순손실’(법차손), 매출, 자본잠식 등의 요건이 없다. 대신 유동주식수(50만 주), 유동시가총액(100만달러), 최소 주가(1달러) 등의 기준을 설정해 기업의 상장과 퇴출을 철저히 시장에서 평가받는다.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의 TSXV시장(티어2)은 코스닥과 상장 유지 조건이 비슷하다. 다만 연구개발(R&D) 투자를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동일하게 간주한다. 한국은 신약 개발 막바지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해야만 R&D 자금을 비용 처리에서 제외(자산화)해준다.

한경주 가천대 의료산업경영학과 겸임교수는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의 상장 유지 요건은 대부분 재무적 평가보다 시장 평가를 우선시한다”며 “한국도 투자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공시 제도를 강화하되 재무평가 대신 시장평가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