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국채지수 편입…국가 디폴트 위험 낮춰, 외환시장 구조개혁 성과"

이창용 "시차두고 효과 나올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이 최근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것에 대해 “구조적으로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11일 평가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채뿐 아니라 은행채도 원화로 외국인이 살 수 있다면 환율 변동성은 생기지만 그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가 진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WGBI 편입 효과로 원화 표시 국채와 은행채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늘어나면 외화가 부족해 국가가 부도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WGBI는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러셀이 운영하는 인덱스로,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25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정부는 한국 국채가 WGBI에서 차지하는 비중(2.22%)을 고려할 때 WGBI 편입으로 향후 국내 시장에 75조~90조원의 해외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총재는 WGBI 편입을 구조개혁의 성과로 비유했다. 이 총재는 “WGBI에 들어가게 된 것은 외환시장 구조 개선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시장을 더 개방한 덕분”이라며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시장 개방으로 투자자 구성에서도 투기적 투자자가 아닌 장기 투자자가 들어오게 된다”며 “통화정책을 하는 데는 변동환율제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투자자가 증가하면 투기 목적으로 원화를 사고파는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렇게 되면 외부 위기 상황 등에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그는 “WGBI로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환율이 어떻게 될지는 11월 편입 이후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