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에 '日 원폭 생존자 단체' 니혼 히단쿄…"핵 금기 확립에 기여" [종합]

1956년 日 피폭자 협회·핵실험 피해자 모여 설립
노벨위원회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단체 대표 "전 세계 핵무기 폐기 호소에 도움 될 것"
올해 노벨평화상은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에게 돌아갔다. 사진은 2017년 바티칸에서 열린 비핵화 콘퍼런스에 참여한 피폭 희생자 마사코 와다. / 사진=AP
올해 노벨평화상은 일본의 원폭 생존자 단체인 일본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日本被團協·니혼 히단쿄)가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풀뿌리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 니혼 히단쿄를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노벨평화상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이나 단체에 수여된다. 1901년 시작돼 올해 105번째 수상자가 결정됐다. 수상자에겐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가 지급된다.

노벨위원회는 "니혼 히단쿄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증언을 통해 핵무기가 다시는 사용되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공로가 있다"면서 "니혼 히단쿄와 다른 히바쿠샤(피폭자·원폭 피폭자를 뜻하는 표현)의 대표자들의 특별한 노력은 '핵 금기'의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역사적 증인들은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육 캠페인을 만들고, 핵무기 확산과 사용에 대해 긴급히 경고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를 형성하고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노벨위원회는 내년은 미국의 원폭 두 개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주민 약 12만명을 죽인 지 80주년이 되는 해라고 언급하면서 오늘날의 핵무기는 훨씬 더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문명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는 평화상 수상이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에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이 모여 설립했다. 현재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피폭자 단체다.올해 노벨상 선정은 14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되면 마무리된다. 앞선 7일에는 마이크로RNA 발견에 기여한 미국 생물학자 빅터 앰브로스와 게리 러브컨이 생리의학상을, 8일에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와 제프리 힌턴이 물리학상을 받았다.

9일 화학상은 미국 생화학자 데이비드 베이커와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업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 경영자(CEO)·존 점퍼(39) 연구원에게 돌아갔다. 10일 문학상은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수상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