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장교와 결혼' 최태원 차녀...재벌가 국제결혼 꼽아보니
입력
수정
대기업 오너가에서는 '혼맥'이 중시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너가 3·4세가 대부분 유학파라 자유로운 연애를 통한 국제결혼도 활발한 모습이다.12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의 예비 신랑인 케빈 황씨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워싱턴DC 듀폰서클에서 살던 두 사람은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났으며 이후 '군 복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친해져 결혼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씨는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가 됐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케빈 황씨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다. 그는 다음 달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종종 국제결혼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한국계 외국인이 많다.
세계적인 골프 선수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국적)는 2022년 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며느리가 된 것이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4살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했다. 그는 올해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최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승을 거두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최근 구설에 오른 LG가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도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그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결혼했다.
윤 대표는 과거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뒤 미국 시민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탈세 의혹 등으로 소송을 진행하며 국적 위조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더 과거에도 재계의 국제결혼 사례는 드물지만 있었다.대표적인 사례가 옛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고 박성용 전 명예회장 부부다. 박 전 명예회장은 미국 예일대 경제학 박사과정 시절 만난 미국인 마거릿 클라크 박 여사와 1964년 결혼했다.
박 명예회장의 아버지인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는 아들의 국제결혼에 반대해 결혼식에도 불참했지만 뒤늦게 며느리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에 관심이 깊던 박 명예회장 부부는 금호아트홀에서 함께 공연을 자주 관람했으며, 박 여사는 2005년 남편이 별세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문화예술 사업에 힘썼다. 2013년 미국에서 타계한 박 여사는 경기 화성시 선산에 있는 박 명예회장 곁에 안치됐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기업을 경영한 롯데그룹의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를 두 번째 아내로 맞았다. 신 명예회장은 평생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일본인인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와 결혼했다. 이중 국적을 보유했던 신 회장은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