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美 실사판 오징어게임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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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뉴욕에 체험존 ‘오징어게임:더익스피리언스’ 열어“초록색 불이 들어온 유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다른 유리를 밟으면 당신은 제거될 것입니다.”
12월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 염두에 둔 마케팅
하루 온라인 예약만 1500명…3주간 3만 1500명
조만간 신세계백화점과 국내 협업 제품도 선보여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3번가 인근 한 건물 안엔 20여명의 사람들이 잔뜩 긴장한 채 서 있었다. 검은 가면과 빨간색 점프수트를 입은 남자들이 곳곳에 서있고, 사회자가 게임 규칙을 설명했다. 게임이 시작하자 사람들은 4명씩 순서대로 유리 바닥 앞에 섰다. 초록색 불이 불규칙적으로 들어온 뒤 꺼지자, 사람들은 초록색 불이 들어왔던 바닥을 기억해 조심해서 발길을 건넸다. 하지만 이내 몇몇 사람들은 잘못된 부분을 밟고 탈락했다.
오징어 게임 현실 체험
이곳은 넷플릭스가 이날 처음 선을 보인 체험 존인 ‘오징어게임:더익스피리언스’다. 오징어 게입 시즌1에 나왔던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를 비롯해 구슬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5개 게임을 차례대로 경험해볼 수 있다. 뉴저지주의 저지시티에서 왔다는 대니얼 오튼씨는 “오징어게임 시즌 1을 워낙 재밌게 봤기 때문에 맨해튼에 체험형 존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듣자 마자 온라인을 통해 예약했다”고 말했다. 친구 3명과 함께 온 제시 영씨는 “‘레드 라잇, 그린 라잇’(‘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영어 명칭) 게임이 가장 기대된다”고 밝혔다.게임의 시작은 유리 징검다리 건너기다. 바닥에 초록불이 켜졌다가 꺼지면, 켜졌던 부분을 기억하고 건너야 한다. 두번째는 구슬치기다. 우산, 세모, 동그라미 등이 그려진 원형 통의 윗부분에 구슬을 던져 해당 모양 안에 들어가게 해야 한다. 구슬이 모양 안에 넣은 사람은 이전에 실패한 사람의 구슬까지 가져간다.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어린 소녀 모형의 영희가 게임장 끝에 서있고, 사람들이 갔다 멈췄다를 반복하며 목표 지점까지 움직인다. 아쉽게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대신 '레드 라잇, 그린 라잇'이 스피커를 통해서 나온다. 7세 아이부터 70세 넘는 노인까지 스릴 넘치는 분위기를 만끽하며 즐거워했다.
체험 존에 들어가기 전에는 '오징어 게임'에서 배우 공유가 연기했던 것처럼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는 스태프가 방문객들에게 딱지치기를 제안했다. 체험 존 순서를 기다리던 방문객들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이며 한국 전통게임인 딱지치기 매력에 빠졌다. 일부 방문객은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딱지치기 방법을 묻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체험 존을 언제까지 운영할 지 아직 정하진 않았다. 다만 이날 기준으로 3주 간 하루 1500명 가량의 온라인 예약 티켓은 매진됐다. 총 3만 1500명이 오징어게임 체험 존을 찾게되는 셈이다.
신세계와 손잡는 넷플릭스
체험존에 들어가기 전 대기 공간에는 새우깡 빼빼로 등 한국 스낵들이 곳곳에 진열돼 있었다. 실제 구매할 수도 있다. 이미 체험존에 대기하는 사람들은 한 손에는 밀키스, 다른 손에는 스낵을 들고 함께 온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미국 현지의 K-푸드 전문 유통체인인 H마트로부터 해당 제품을 공급받았다.이밖에 구슬치기용 구슬, 영희 모양의 인형,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가면,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 등 다양한 굿즈도 함께 전시해놨다. 넷플릭스는 올해 안에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넷플릭스 콘텐츠와 관련된 여러 상품을 협업해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조쉬 사이먼 소비자 제품 담당 부사장은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형태의 협업이 될 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조만간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10월 안에 스페인 마드리드, 12월엔 호주 시드니에 맨해튼과 같은 체험 존인 ‘오징어게임:더익스피리언스’를 선보인다. 내년 초엔 한국에도 ‘오징어게임:더익스피리언스’가 들어선다.
사이먼 부사장은 “내년엔 필라델피아 등에 '넷플릭스 하우스'를 만들어 ‘오징어게임:더익스피리언스’처럼 넷플릭스 콘텐츠를 실생활에서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고 밝혔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