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관객 몰린 부산영화제…‘아홉수’ 넘긴 BIFF가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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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열흘의 대장정 막 내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11일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영화제는 집행부의 내홍과 예산 축소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관객을 맞이하며 무사히 '아홉수'를 넘겼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을 개막작으로 내세워 화제몰이를 했고, 콘텐츠&필름마켓의 흥행도 글로벌 진출에 관심을 쏠린 시점에 유의미한 결과였다는 평가다.
지난 11일 결산 기자회견
최다 관객 확보·OTT 존재감 뚜렷
티켓 오류 등 진행 미숙은 아쉬워
오픈토크, 야외무대인사 등 감독과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벤트는 46건 열렸다. 관객과 게스트가 만나는 GV 행사는 303건이 진행됐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지아장커 감독,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 세계적인 중국 배우 주동우 등 아시아 주요 영화인들이 참석해 관객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부산 중구 남포동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열린 커뮤니티비프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준익·최동훈·장항준 감독과 이준기·안재홍·에픽하이 등 팬층이 두터운 영화인과 음악인 등이 자리를 빛냈다.
BIFF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미숙한 운영과 정체성에 대한 물음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간 관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해온 티켓예매 시스템은 보완에 나선다. 올해 BIFF에서는 티켓 예매 오픈일인 지난달 24일 일부 티켓이 중복 결제되고 좌석 지정이 되지 않아 문의가 빗발쳤다. 박도신 집행위원장 대행은 “업체 측과도 (이번 일과 관련한) 여러 회의를 거쳤다.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집행위원 측은 OTT 영화인 ‘전,란’ 선정 이유를 두고 “대중성을 생각했다”면서도 “독립영화가 우선”이라고 덧붙이는 등 정체성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직무대행은 지난 3일 열린 전,란 기자간담회에서 개막작 선정 이유와 의미에 대해 "영화가 재밌고,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것 같았다"는 다소 일차원적인 답변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부산 영화제가 독립 영화를 위한 영화제라는 건 변함없다"는 결이 다른 발언을 해 의문을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영화계 전반이 스크린에서 OTT로 옮겨가는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영화제도 함께 혼란을 겪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내년 서른살 잔치를 앞둔 BIFF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시아 최고 영화를 뽑는 경쟁 부문이 신설된다. 경쟁 부문을 통해 '아시아 최대 영화제'의 존재감을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현재 공석인 집행위원장은 내년 2월께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제30회 BIFF는 2025년 9월 17~26일에 관객을 찾는다.
최다은/유승목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