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시장에 '좀비' 닥쳤다...OTT 이어 게임까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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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넥슨·NHN, 좀비 게임 대전콘텐츠 업체들이 앞다퉈 좀비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내년 카카오게임즈, NHN, 위메이드 등이 나란히 좀비와 싸우는 게임을 내놓기로 한 데 이어 넥슨과 크래프톤도 좀비를 콘텐츠 핵심 소재로 쓰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한국 학교를 배경으로 한 ‘K-좀비’로 콘텐츠 다각화에 나섰다.
넷플릭스, K-좀비로 글로벌 공략
문화·플랫폼 넘나드는 좀비 인기
넥슨코리아는 게임 ‘낙원: 파라다이스’의 플레이 영상을 지난 7일 공개했다. 낙원은 지난해 6월 해양 탐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로 3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민트로켓이 후속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는 콘텐츠다.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주변을 뒤덮은 좀비들 사이에서 다양한 일상 소재를 활용해 생존을 모색하는 게 이 게임의 핵심이다. 민트로켓은 연내 내부 검증을 마친 뒤 이용자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좀비는 게임업계 신작 트렌드가 됐다. 카카오게임즈도 내년 3분기 좀비 게임인 ‘갓 세이브 버밍엄’을 출시하는 게 목표다. 이 업체 자회사인 오션드라이브가 개발을 맡고 있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14세기 영국 버밍엄에서 좀비들과 벌이는 가상의 사투를 소재로 쓴다. 카카오게임즈는 PC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으로도 게임을 출시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NHN도 내년 1분기 좀비 생존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를 출시한다. 낙원처럼 현대가 배경이다. 이 업체는 이 게임을 앞세워 웹·퍼즐 게임 위주였던 게임 사업을 고사양 게임군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위메이드도 관계사 매드엔진이 개발 중인 좀비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을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9일 총쏘기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에 좀비 콘텐츠를 추가했다.콘텐츠 업계에선 IT 업체들이 잇따라 좀비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우선 좀비가 동·서양의 문화적 취향을 크게 타지 않고 널리 소구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생존·탈출 장르 게임과 결합이 쉽다는 점도 좀비 콘텐츠의 장점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좀비 콘텐츠 도입 직후인 지난달 20일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80만8258명을 기록했다. 이 수치가 80만명을 넘긴 건 2020년 4월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넷플릭스도 한국적 소재에 좀비를 결합해 효과를 보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인 ‘경성크리처’의 시즌2는 지난달 OTT 분석 서비스인 플릭스패트롤에서 세계 TV쇼 부문 인기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에선 1위였다. 경성크리처는 일제강점기 경성에 나타난 괴물이 핵심 소재다. 넷플릭스는 다음 달 좀비 소재 예능 프로그램인 ‘좀비버스: 뉴 블러드’도 선보인다.넷플릭스는 지난달 에버랜드와 협업해 한국 학교에서 나타난 좀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주제로 야외 체험 공간을 꾸리기도 했다. 조선시대 좀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 ‘킹덤’ 시리즈를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