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오래 못가"…개미, 中 증시 하락에 베팅

3배 인버스 ETF 상품
4000만弗 넘게 순매수

상하이·홍콩 증시 등
중학개미, 순매도 늘어
서학개미들이 중국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 후 폭등했다가 추가 부양책이 나온 뒤에는 폭락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베어 3X’(YANG) 상장지수펀드(ETF)를 402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 ETF는 중국 증시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는 인버스형 상품이다. 이 기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4위였다.반대격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X’(YINN)는 같은 기간 투자자가 1098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중국 증시가 단기간 상승하자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한 뒤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YINN은 ‘FTSE 차이나 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YANG는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형이다. FTSE 차이나 50은 중국 상하이·선전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 50대 기업을 담고 있다.

중국 증시가 급등한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YINN과 YANG의 수익률은 엇갈리고 있다. YINN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7일까지 78.30% 올랐다. 같은 기간 YANG는 52.10% 빠졌다. 그러나 이달 7~10일 사이 홍콩 항셍지수가 8%가량 빠지며 조정받자 YINN은 이 기간 31.48% 하락했다. YANG는 반대로 35.56% 올랐다.

중국 정부가 추가로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점이 투자자들이 하락에 베팅한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일 내년도 중앙 예산 1000억위안을 올해 조기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 기대한 1조위안 규모의 특별국채 발행 등은 부양책에 포함되지 않았다.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던 중학개미들도 경기부양책 발표 후 오히려 시장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투자자는 홍콩 증시에서 주식을 3940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상하이, 선전증시에서도 각각 359만달러, 942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전문가들은 경제지표 개선이나 중국 정부의 재정 지출 의지를 보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초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되면 정책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재정적자 비율이 상향 조정된다면 대규모 재정정책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