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한전 알짜 땅', 13년 만에 주인 찾을까

마장자재센터 부지 감정가 4800억
주거·업무 등 복합용도 가능
동부권 주요 개발 후보지로 꼽히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 한국전력 부지가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지하철 등 입지 여건이 좋아 2011년부터 개발이 논의된 곳이다. 주변 환경이 좋아지며 가격이 뛰어 새 주인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성동구 마장자재센터 부지 3만9567㎡의 매각을 공고했다. 감정가격은 토지 4807억3900만원에 건물 6억7600만원을 더한 4814억1500만원이다. 지난 7월 한전이 매각을 위해 감정평가사 두 곳에서 받은 평가액의 평균이다. 입찰할 때는 감정평가액에 개발수익금(240억원)을 더해 매각 금액은 5000억원을 웃돈다.

성동구는 2021년 사업지를 주거와 업무, 판매 등 복합용도로 개발할 수 있도록 특별계획구역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에 따르면 건폐율이 60%, 기준 용적률 180%, 허용 용적률은 200%로 설정됐다. 개발업체 매입 후 인허가 과정에서 최종 용적률이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은 온비드에서 일반경쟁 방식으로 다음달 19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지는 2022년부터 한전 재정 건전화 계획에서 주요 매각 대상으로 꼽혔다. 서울지하철 5호선 마장역, 경의중앙선·2·5호선 왕십리역과 가깝다. 개발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서울 동부권에 남은 대형 알짜 부지”라며 매각을 기다려왔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 재건축 등으로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주택을 포함한 복합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했다.그러나 매각 진행이 지연되는 사이 주변 지역 개발로 감정평가 금액이 크게 뛰었다. 매각 추진 당시 공시지가(1900억원)를 고려한 예상 판매가는 2600억원이었다. 2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마장동 부지 개발이 순조롭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상 판매가가 급등한 데다 사업성 확보를 위해 용도지역 상향 등 넘어야 할 관문이 많아서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왕십리와 가까운 입지와 넓은 부지는 장점이지만, 최근 경기에 비춰 매각 가격이 예상보다 높게 설정됐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