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제약 1위 다케다 "韓과 R&D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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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노리 사토 총괄 인터뷰“다케다제약은 연구개발(R&D) 초기 단계 기업과의 협업에 굉장히 열려 있습니다. 한국 바이오기업과의 협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빅파마 인프라 약한 韓과 '윈윈'
관심사는 항암·플랫폼 시장
일본 다케다제약의 외부혁신센터(CEI)를 이끌고 있는 마사노리 사토 총괄(사장급·사진)은 최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박람회 ‘바이오재팬’에서 협업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CEI는 기업 투자와 유망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이전 등을 결정하는 조직이다.다케다제약은 명실상부한 일본 1위 제약사다. 지난해 매출 4조2638억엔(약 38조6300억원)을 기록해 1조엔대인 2~4위 경쟁사(오츠카홀딩스, 아스텔라스, 다이이찌산쿄 등)를 크게 따돌렸다. 사토 총괄은 다케다의 선전이 외부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10~20년 전만 해도 모달리티(치료접근법)가 다양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의 기술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를 기반으로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케다의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 중 60% 이상은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사토 총괄은 일본의 경우 대형 제약사 인프라가, 한국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강점인 만큼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연구실 단계에서 발견한 유망 기술을 실제 약 개발 혹은 임상으로 끌어낼 대형 제약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교수 등이 작은 회사를 직접 세우는 사례가 많다”며 “반면 일본은 대형 제약사가 많지만 스타트업 생태계가 부족해 한국과의 협업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했다. 초기 단계 기업은 임상시험을 할 인력이나 자본이 적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 축적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사토 총괄은 “그때가 바로 제약사의 전문성이 발휘돼야 할 때”라며 “그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내는 것이 제약사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특정 질병 하나를 타깃(목표)하기보다는 플랫폼 기술을 가진 곳에 눈길이 간다”고 했다. 지난 10일 국내 ADC 기업 리가켐바이오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마사노리 총괄은 해당 계약을 언급하며 “다케다도 항암 시장에 관심이 많다”며 “새로운 영역, 새로운 모달리티로 확장될 수 있는 플랫폼 기반 기술에 흥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바이오 시장의 강점이 생동감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출장을 자주 다니는 편인데, 갈 때마다 새로운 회사가 설립되는 것을 보고, 생태계가 굉장히 생기 있고 활기차다고 느꼈다”며 “유망한 파이프라인에 대해 당장 기술이전이 어려운 경우라도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코하마=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