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내년까지 통화정책 '안전 운행'…금리 한 차례만 올릴 듯

선거 등 정치환경 살펴 1월 인상
美 금리인하 따른 환율이 변수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취임 전까지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을 시사했지만, 취임 후엔 추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모습이다. 자민당 내 기반이 약한 만큼 이달 중의원(하원) 선거, 내년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개인 소신을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 환경에 따라 일본은행도 통화정책을 ‘안전 운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참의원 선거 전까지 추가 금리 인상은 한 차례, 많아야 두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일본은행이 발표한 2025년 금융정책결정회의 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내년 7월 회의가 30~31일로 잡힌 점이다. 7월 회의는 통상 중·하순에 열렸다. 내년엔 참의원 선거가 7월 실시될 예정인 만큼 선거 이후 회의를 잡아 선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 7월 참의원 선거는 정치적 무게가 무겁다. 이시바 총리가 이달 중의원, 내년 참의원 선거에서 모두 승리하면 당내 기반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이 경우 소신대로 통화정책 정상화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중의원 선거 이후 정권이 안정되면 내년 1월이 추가 금리 인상 타이밍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 0.25%에서 연 0.5%로 올리는 방안이다. 초점은 참의원 선거 전 한 번 더 금리를 높여 연 0.75%까지 인상할 수 있느냐다. 내년 6월 회의는 7월 선거까지 한 달밖에 남지 않아 금리 인상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6월 전에 결정하지 못할 경우 선거 전 금리 인상은 1회에 그치게 된다.변수는 엔·달러 환율이다. 엔저 압력이 더욱 강해져 물가 상승 리스크가 커지면 정치권도 가만히 구경하긴 힘들다. 일본은행에 대응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참의원 선거 전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

향후 미국 금리 인하가 소폭에 그치면 엔저가 가속화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