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시를 구한다…랜드마크가 된 세계의 도서관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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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동훈의 Digital eXperience아웃룩대형 상업몰 스타필드 중심에 자리한 별마당 도서관은 개방형 도서관으로 스타필드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데, 단순한 도서관 기능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꼭 방문해야 할 포토 스팟이자 시민들에게는 훌륭한 휴식처이자 만남의 장소의 역할을 하는 스타필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라스베가스 대학 교수인 매튜 사이먼(Mattew Simon)은 “Will the public library survive the internet?”이라는 글에서 도서관의 새로운 기능과 역할 10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커뮤니티 및 사회센터(community & social center) 놀이공간(play space) 학습공간(study hall) 커뮤니티를 위한 경제적 자산(economic asset for community) 평생교육센터(life-long learning center) 박물관, 미술관(museum) 문화센터(cultural center) 세계를 향한 창(window on the world) 활력의 장소(place of energy) 시장 조사 센터(marketing research center)
아트와 경험이 더해지며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사람들의 휴식처가 된 도서관
혁신적 멀티미디어 도서관으로
세계서 가장 아름다운 7대 도서관으로 선정된
'슈튜트가르트 시립도서관'
놀이 시설을 두어 아이들이 책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한 '시애틀 공공 도서관'
미디어와 공간 디자인을 활용하여
책 속에 들어가는 듯한 경험 주는 전시도
이처럼, 책을 보관하고 사람들이 책을 읽고 빌릴 수 있도록 하는 전통적 기능 이외에 현대의 도서관은 복합적인 공간으로서 그 기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도서관에 아트와 경험이 더해지면서 도서관은 새로운 문화공간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우선, 한국인 이은영 건축가가 설계하여 2011년 새롭게 건축된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은 슈튜트가르트 도시개발사업인 ‘슈투트가르트21’의 핵심적인 건물로, 과거에 도시의 구심점을 종교나 정치적 건물이 담당했지만 이제 인간의 정신적인 구심 역할을 도서관이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도시의 구심점에 도서관이 세워졌다고 한다. 이은영 건축가는 자연 채광을 중요시 여겨온 선조들의 특성을 부각시킴과 동시에 독일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 양식을 살린 도서관 외벽에는 한국어로 ‘도서관’이라고도 적혀 있으며, 2013년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7대 도서관으로도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식의 무한한 세계를 보여주는 개방적인 공간에는 갤러리 형식의 서가와 열람실이 있으며, 하나로 연결되는 백색의 공간은 역삼각형의 모양으로 도서관의 심장을 상징하고 있다. 또한, 누구나 정보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디지털 시대에 지식의 큐레이터의 역할을 하는 도서관이자 새로운 정보 접근을 허용하는 혁신적 멀티미디어 도서관으로서의 의미 이외에 자아 성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의미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음은 건축계의 거장 램 쿨하스가 설계한 시애틀 공공 도서관이다. 모든 사람을 위한 도서관(Library for All)이라는 목표 아래 2001년 신축된 시애틀 공공 도서관은 시애틀 시민이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는데, 자연광을 활용하기 위해 1만여 개 이상의 유리와 철제로 만들어진 독특한 설계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시애틀 공공 도서관은 2만 2000여명의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빌 게이츠의 2천만 달러 기부 등 기업가들의 기부를 통해 만들어졌는데, 특히 아이들이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놀면서 자연스럽게 도서관과 책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어린이 도서관에 다양한 놀이 시설을 구비해 놓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와 공간 디자인을 활용하여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 제공을 통해 책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베를린에 위치한 훔볼트 대학 도서관이자 그림 형제 책을 소장하고 있는 그림 센터(Grimm Zentrum)의 그림형제 문학전시관(GRIMMWELT)는 스스로를 박물관이 아닌 ‘Ausstellungshaus’로 공간을 정의하고 있는데, 전시를 뜻하는 ‘Ausstellung’과 집을 뜻하는 ‘Haus’를 합친 표현이다. 즉, 이 곳은 단순히 전시하고 보여주는 공간이 아닌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그림 형제의 동화 속 이야기를 체험하는 다양한 체험형 전시공간이 있다. 예를 들어, 동화 ‘빨간 모자와 늑대’ 체험 공간에는 늑대가 할머니로 분장하고 누워있는데, 집에 들어가면 베개 위 늑대 영상이 움직여 아이들은 동화에 더욱 더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제네바 민속 박물관에서 진행되었던 실감형 동화 전시 “La fabrique des contes”는 “이야기 공장”을 뜻하는 데, 미로같이 연결되어 있는 여덟 개의 세션은 유럽에서 유명한 동화들 속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해당 전시는 GRIMMWELT의 실내 전시를 담당한 디자인 스튜디오 Holzer Kobler Architekturen이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단순 독서를 통한 경험을 넘어 미디어와 공간 디자인 등을 활용한 다양한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마치 책 속으로 들어간 듯한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또한, 미운오리새끼와 디즈니의 얼음왕국에 영감을 준 눈의여왕 등의 동화를 집필한 작가 한스 안데르센 박물관은 그의 생가가 위치한 덴마크 오덴세에 있는 박물관으로 일본의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가 설계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해당 박물관은 첨단 기술과 무대 디자인적 접근을 활용하여 안데르센 동화를 경험할 수 있는데, 동화나라에 사는 마녀의 동굴에서 주문을 연습하고 마녀의 부엉이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등 다양한 동화 속 경험을 할 수 있다.지금까지 도서관에 아트와 경험이 더해져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휴식처 그리고 더 나아가 Travel Destination이 되는 사례를 살펴보았는데, 앞으로의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와 공감각적 경험을 융합하여 책에 대한 경험을 확장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온라인과의 연계를 통해 책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 시민들과 사회의 지적 자본을 축적해 나가는 공공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는 공간으로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아인슈타인의 책에 대한 이야기로 본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If you want your children to be intelligent, read them fairy tales.
If you want them to be more intelligent, read them more fairy tales."
"당신의 아이가 똑똑해지길 바란다면 동화책을 읽어주세요.
당신의 아이가 더 똑똑해지길 바란다면 더 많은 동화책을 읽어주세요."
이동훈 디스트릭트 공동 창업자•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