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기 좋은 10월…관절 지키는 요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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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은 평지보다 기온 현저히 낮아올여름 ‘최악의 폭염’이 지나가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가을이 찾아왔다. 평년보다 지나치게 더운 여름 때문에 참아온 야외 활동이 가능해지면서 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큰 일교차는 폭염만큼이나 산행 및 등산에서 건강을 해치는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낙상을 입거나 오랜만의 산행에서 관절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환자 수도 늘고 있다. 특히 가을철 등산객이 몰리는 10월은 산악 사고 출동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육·인대 수축으로 통증 심해질 수 있어
충분한 스트레칭과 휴식, 수분 섭취 중요
신축성 있는 바지·발목 감싸는 등산화 추천
지팡이로 몸무게 분산…무릎보호대 바람직
냉찜질·마사지로 열 식히면 연골 회복 빨라져
○큰 일교차에 심해지는 관절 통증
가을철에 단풍놀이나 등산을 즐기느라 무리하게 야외 활동을 하면서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어난다.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자칫 낙상이나 외부 충격으로 추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산 정상은 평지보다 기온이 낮아 체온 유지가 어려울 수 있어 방한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은 저온, 고습, 저기압 등에 매우 민감하다. 추위에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 뭉쳐 허리나 무릎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의 유건웅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돼 근육의 유연성이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된다”며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평소 무릎 통증 질환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경우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행 전에는 반드시 기상 정보를 확인해 여벌의 옷 등을 준비해 큰 일교차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량이 줄어드는데, 활동량 감소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지면서 관절 통증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관절의 외상을 막거나 퇴행성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방법으로는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라도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평지 걷기를 반복하면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의자에 똑바로 앉은 상태에서 90도로 놓인 다리를 들었다 내려놓았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이다.
○산행 전 근육 풀어주는 스트레칭 필수
즐거운 단풍 산행을 위해서는 등산 전 며칠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향상하고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도록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좋다. 등산 시 등산지팡이를 이용해 무릎이 받는 무게중심을 몸 전체에 골고루 분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약해진 근육을 보완해주는 효과가 있다. 무릎 건강을 위해선 바닥에 앉을 때 양반다리보다 다리를 펴고 앉는 것이 좋고,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다.등산로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 어려운 산길은 부상을 초래할 수 있으며 해 지는 시간을 고려해 어두워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치는 것이 안전하다. 또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몸이 쉽게 지칠 수 있어 산행 중엔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탈진을 예방해야 한다.
○몸에 맞는 등산복·등산화 착용해야
가을철 산길은 미끄러운 낙엽과 거친 돌길 때문에 평소보다 미끄럼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특히 하산할 때 체력이 떨어져 낙상이나 미끄러짐 사고 등으로 인해 무릎과 발목의 부상 위험이 높다.장시간 울퉁불퉁 불안정한 길을 걷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바지를 선택할 때 신축성을 최우선으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엉덩이와 무릎 부분 신축성을 확인하고, 땀 흡수와 배출이 좋은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등산화는 발목을 감싸는 높이와 미끄럼 방지 밑창이 있는 것을 선택하고 두꺼운 양말을 착용한 뒤 발등을 압박하지 않을 정도로 신발 끈을 묶어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유 원장은 “산행을 마치고 휴식하면 손상된 연골이 서서히 회복되는데, 이때 무릎 관절 부위의 열을 식혀주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며 “산행 후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는 냉찜질과 마사지를 통해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