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220대1 경쟁률 뚫었다"…깜짝 '노벨상' 알고 보니

노벨위원회, 원칙상후보자 관련 정보 비공개
"220개 목록으로 출발해 후보자 좁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깜짝 수상은 철통 보안 속에서 220대 1의 경쟁과 최종심까지 올라간 5명의 경합 끝에 나타난 결과였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노벨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강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에 220명의 후보자 명단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소개했다.심사위원인 엘렌 마트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220개 이름으로 구성된 매우 긴 목록으로 시작했다"며 "그다음 우리는 이 엄청난 양의 이름을 검색하고, 세계 각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마트손은 "위원회는 후보자들의 이름을 약 20명으로 추린 다음, 이를 5명으로 좁혔다"며 "그리고 단일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이 다섯 작가의 모든 작품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 설명에 따르면 일련의 후보자 선정 과정은 시상 전 해 가을부터 시작한다. 먼저 노벨 위원회는 전 세계의 교수, 작자 협회 등 수백개 넘는 개인과 단체에 후보자를 추천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그 양식을 발송한다.후보자 추천 권리는 △스웨덴 한림원 회원 △대학 문학·언어학 교수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 나라의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협회의 회장 등에게 주어진다.

이들은 늦어도 이듬해 1월 31일까지 노벨위원회에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는 추천받은 후보자를 선별하고 한림원에 보내 승인 절차를 밟는다.

4월이 되면 한림원은 예비 후보로 고려할 만한 후보를 15~20명으로 추린다. 그리고 5월에 최종 후보를 5명으로 좁힌다.6월부터 8월까지 한림원 회원들은 후보자들의 작품을 읽고 평가하며 개별 보고서를 작성한다. 9월에는 한림원 회원들이 회의를 열고 후보자의 장점에 관해 토론한다.

10월 초에는 5명의 후보자 중에 최종 수상자 1명을 가려내는 표결이 실시된다. 과반의 표를 받아야만 최종 수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수상작 외 다른 후보들은 원칙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수상에 관한 심사와 의견에 관한 정보 또한 비공개다. 노벨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노벨 재단의 내규상 50년 동안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후보자에 대한 정보 공개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엄격한 보안 속에 호주 소설가 제럴드 머네인과 중국 작가 찬쉐, 저메이카 킨케이드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심사위원 과반의 표를 얻어 한강이 선정됐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