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말고 중국 차 탈래" 돌변…'역대급 위기' 처했다
입력
수정
"폭스바겐, BMW, 벤츠 중국 전기차에 밀려"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심각한 어려움에 마주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비야디, 니오, 샤오펑 등 저렴한 제품에
독일 '빅3' 3분기 매출 급감
15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은 과거 성능과 품질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과 달리 최근 중국 시장 내 매출 급락을 겪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서다.블룸버그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꾸면서, 독일 브랜드 차에서 기술적 측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광둥에 거주하는 사업가 라이언 쉬의 사례를 들며 "포르쉐 911과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를 소유했던 쉬는 전기차인 포르쉐 타이칸을 구매했다가 낮은 품질의 소프트웨어에 실망해 최근 중국 브랜드 니오(Nio)의 전기차 ET5로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쉬는 블룸버그를 통해 "독일 브랜드가 전기차 시대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기술적 혁신에서 현지 중국 브랜드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라고 평가했다.또 블룸버그는 이러한 평가가 단순한 개인 경험에 그치지 않고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꼬집었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전기차 부문에서는 현지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중국 시장 내 지난 3분기 매출은 각각 15%, 13%, 30% 감소했다. 특히 포르쉐의 중국 내 판매량 감소는 이 기간 타이칸의 전 세계 판매량을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매체는 포르쉐의 중국 내 3분기 매출이 19% 급락했다고 전하며 "이는 포르쉐 10년 역사 중 최악의 3분기 실적"이라고 밝혔다.
독일 제조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계속 투자하고 있으나,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들이 오랫동안 지배해왔던 중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 현상을 겪는 것은 전기차 부문에서의 현지 브랜드 경쟁력 우위와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경쟁 업체의 영향 때문이라고 매체는 분석했다.블룸버그는 "중국 소비자들은 이제 성능보다는 기술적 혁신, 소프트웨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요소를 중시한다"며 "독일 브랜드는 이에 대한 대응이 늦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 니오(Nio), 샤오펑(Xpeng) 등이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예시로 들었다.
독일 완성차 업체도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중국 내 파트너들과 협력해 기술을 개선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에는 역부족이라고 매체는 평가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지원하며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있어, 독일 업체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블룸버그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현지화 전략과 기술 혁신이 뒤따르지 않으면 더 큰 시장 점유율 감소와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독일 브랜드들이 전기차 시대에 맞춰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전략적 결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