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먹을 지경"…내놓기 무섭게 불티난 김치의 정체

김치에 간편식까지…특급호텔 PB 판매 경쟁

파라다이스, 포기김치 선보여
워커힐·조선호텔 이어 뛰어들어
국내 특급 호텔들이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 경쟁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럭셔리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매출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1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말 회사 이름을 딴 포기김치를 처음 선보였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내놓은 4㎏짜리 김치는 첫날 준비한 1500개가 완판됐다. 긴급하게 조달한 1200개도 이튿날 모두 팔렸다. 최근 배추값 상승으로 포장김치 수요가 늘어난 데다 파라다이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더해져 인기가 높았다.

호텔 김치는 워커힐과 조선호텔이 ‘선두주자’다. 워커힐은 1997년, 조선호텔은 2004년 김치를 내놓고 이 시장을 선점했다. 이들 호텔은 처음에는 직접 제조 전반을 책임지는 프리미엄 김치를 내놨으나, 주문량이 늘자 최근엔 제조를 외부에 맡기고 브랜드만 활용하는 ‘외주 김치’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TV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 백화점, 대형마트로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판매량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조선호텔은 지난해 김치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42%나 증가했다. 이 회사의 작년 전체 매출 증가율(약 15%)을 크게 웃돌았다. 올 들어 9월까지 김치 매출 증가율은 16%에 이른다. 워커힐호텔의 김치 매출은 올 들어 140%나 껑충 뛰었다. 롯데호텔은 2019년 철수한 김치사업을 지난해 재개하며 조선호텔, 워커힐 등과 경쟁에 나섰다.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조선호텔은 2018년 볶음밥을 시작으로 중식, 한식, 양식, 베이커리 등 50여 종의 가정간편식(HMR)을 내놨다. 침구 전용 브랜드 더조선호텔은 신세계 강남점 등 여섯 곳에 매장을 냈는데, 침구 관련 브랜드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조선호텔의 PB 상품 판매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5%에 이른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