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학습한 알고리즘 개발…신경질환자 일상 되돌려줄 것"

글로벌 1위 퓨처테크 최전선을 가다

'뇌과학 선두주자' 스위스 비스센터

머릿속 칩이 뇌파 실시간 번역해
웨어러블 '시냅슈트'에 움직임 명령
뇌 표본 절단없이 3차원 이미지를 수초 만에 얻을 수 있는 비스센터의 ‘앨리스(ALICE) 광시트 현미경’. 연구원 손바닥 위 용기 안에 있는 것이 뇌 표본이다. 김세민 기자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비스(Wyss) 생명신경공학센터는 뇌과학을 주도하는 스위스 경쟁력의 본산이다. 최근 뇌파가 작동하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뇌파만으로도 사람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단계에 다다르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어빈 뵈팅저 비스 생명신경공학센터 센터장은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이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치료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스센터는 의사공학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뵈팅저 센터장만 해도 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아이칸 의과대, 독일 베를린 건강연구소 등에서 유전체학 및 개인 맞춤형 의학을 연구했다. 뵈팅저 센터장은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임상 의학과 생명과학 연구가 병원 의료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비스센터는 2014년 스위스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인 한스요르그 비스가 신경공학 연구 발전을 위해 거액을 기부하며 설립됐다. 비스는 스위스 의료기기 제조업체 신테스의 창립자다. 스위스 제2의 도시인 제네바 외에 취리히, 미국 하버드대 등에도 같은 이름의 자매 센터가 있다.

비스센터가 주력하는 분야는 ‘시냅슈트(Synapsuit)’다. 척수 손상으로 팔이나 다리가 마비된 환자가 옷처럼 간단하게 입는 장치만으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뇌의 복잡한 신경망을 구성하는 ‘시냅스’와 장착용 외골격 로봇을 의미하는 ‘엑소슈트’의 합성어다. 뇌에 칩을 심어 신경 신호를 분석한 뒤 데이터를 정전기 클러치라는 특수 소재와 결합된 엑소슈트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슈트에 부착된 정전기 클러치가 마비된 근육을 자극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클러치는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개발했다. 근육에 가하는 전기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시냅슈트 연구팀의 연구 과제다. 2026년 3월까지 상용화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규화 비스센터 수석연구원은 “현재 알고리즘과 외골격 로봇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며 “이를 하나로 합쳐 환자의 필요에 맞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네바=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