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장 불발된 쉬인, 英서도 빨간불

스타머 "IPO기업 노동권 감사"
올해 말 영국 런던증시의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한 중국 패스트패션(SPA)업체 쉬인의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런던증시에 상장하는 모든 기업은 노동권에 대한 감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국제투자정상회의에서 쉬인 상장 관련 질문에 “개별 기업에 관해 언급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문제를 살펴볼 것이며, 특히 노동자의 권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스타머 총리의 노동권 조사는 쉬인 상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쉬인은 당초 미국에서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 쉬인이 중국 신장위구르에서 생산된 목화를 사용하고 있고,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침해가 빈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쉬인 측은 “강제노동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고수한다”고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런던증시 상장으로 선회한 쉬인은 지난 6월 영국 증권당국에 비공개로 IPO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유럽에서 투자설명회도 열었다. 이달 8일 쉬인은 지난해 영국에서 15억5000만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가장 최근에 보고한 매출(2021년 9월~2022년 말 누적·11억2200만파운드) 대비 38.3% 증가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노동자 보호 강화를 선거 공약의 핵심으로 삼았기 때문에 쉬인의 런던증시 상장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스타머 총리는 “우리는 성장과 노동권 보호가 동전의 양면이라고 생각한다”며 “노동자 보호는 성장에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을 위한 기본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