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好실적 자신감…“자사주 2조원 이상 매입”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이어
4분기 전망치도 시장 웃돌아
팬데믹 이후 첫 자사주 매입
주가 올들어 상승률 60% 육박
미국 뉴저지 뉴어크리버티 국제공항에 세워진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 REUTERS
유나이티드항공이 여름철 성수기 영향으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5억달러(약 2조4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나이티드는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4분기 전망을 내놓으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유나이티드는 이날 올 여름 여객 수요 폭증에 힘입어 예상치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148억4000만달러로 예상치 147억8000만달러를 웃돌았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증가했다. 순이익은 9억6500만달러로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했지만 일회성 항목을 뺀 조정 주당 순이익은 3.33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75~3.25달러를 상회했다.유나이티드가 4분기 실적 눈높이를 대폭 상향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유나이티드는 4분기에 주당 2.5~3달러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주당 2달러를 기록한 전년 동기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망치 2.68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4분기 강력한 실적이 예고됨에 따라 유나이티드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5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항공사들은 팬데믹 기간 여행업계 침체로 500억달러 이상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금지됐다. 그러나 팬데믹이 종료되고 여행 수요가 재개되자 항공사들의 재정은 점차 안정되고 있는 추세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지난달 25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스콧 컬비 유나이티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다른 주요 항공사 및 기업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신중하고 전략적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동안 직원과 사업에 대한 투자가 항상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는 8~9월 국내선 매출이 대폭 늘어난 이유를 항공사들이 저가 경쟁을 촉발한 과잉 운항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는 3분기 좌석 공급을 4.1% 늘렸다. 기업 매출은 13% 증가,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포함한 프리미엄 매출은 5% 늘었으며, 이코노믹 항공권 판매는 20% 늘었다. 유나이티드는 지난주 해외 여행 수요 증가에 맞춰 몽골 세네갈 스페인 그린란드 등 신규 노선을 취항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유나이티드는 16일 예정된 컨퍼런스콜에서 연말과 2025년까지 수요 전망과 파업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보잉의 생산 문제에 관한 논의할 예정이다. 보잉의 상황은 유나이티드가 항공기를 공급받는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나이티드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0.82% 오른 64.05달러에 마감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소폭 상승했다가 다시 내려앉았다. 기대 이상의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미 유나이티드는 올들어 60% 가까이 치솟았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