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이 왜 이러시지"…파격 행보에 공무원들 '당황' [관가 포커스]

“의전 확 줄여라”
장관 불호령 떨어진 환경부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인 지난 7월5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한경DB
지난달 28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 3개국 환경장관들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등 각 분야별 협력성과를 점검하고 새 협력방안을 찾는 정례회의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환경부 직원들은 김 장관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가 뭘까. 김 장관은 하루 묵을 호텔방을 지나치게 큰 방으로 예약한 것은 과도한 의전이라고 직원들을 나무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3개국 장관들이 묵는 호텔방을 일괄 예약했다. 대형 호텔룸을 선호하는 중국측 요청에 맞춰 김 장관의 숙소도 이에 버금가는 규모로 정한 것이다.지난 7월 환경부 장관으로 취임한 김 장관은 직원들을 향해 수시로 의전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과도한 의전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했다는 후문이다.

예컨대 차량에 타거나 내릴 때 직원들이 달려와 차문을 열어주는 의전을 금지했다. 현장을 방문할 때도 수행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김 장관은 예산실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의전을 기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국장급 간부들의 복장도 자율에 맡겼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나 외부 일정이 없을 경우엔 청바지 차림으로 편하게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환경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실·국장급 간부들의 복장도 면바지를 입는 등 크게 달라졌다.특히 김 장관은 해외 출장시 항공편 일등석을 절대로 예약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 공무원 여비 규정 등에 따라 장관급 공무원은 항공편 일등석을 탈 수 있는 운임비가 지급된다. 하지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무조건 비즈니스석으로 예약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 직원들은 내달 아제르바이젠 수도인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항공편 예약을 급히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COP29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초 항공편 일등석을 예약했는데, 김 장관의 지시에 따라 급히 비즈니스석으로 좌석을 바꾼 것이다.

김 장관의 파격적인 의전 행보에 환경부 공무원들은 대체적으로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다만 그동안의 의전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환경부 공무원들의 습관이 쉽사리 바뀌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