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 구호품 막으면 무기 못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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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식량반입 1년래 최저 수준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할 것을 압박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무기 지원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美 "30일내 해결해라" 최후통첩
15일(현지시간)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3일 미국 정부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공동 명의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이 요구했다고 보도했다.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지난달 가자지구에 반입된 지원 물량이 최근 1년 중 가장 적었다”며 “이스라엘은 지금부터 30일 이내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한에 따르면 4월 이후 현재까지 가자지구로 유입된 원조 양은 5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월평균 식량 7만5000t이 공급된 데 비해 이달 들어 가자지구에 전달된 식량은 6000t에 불과했다.
미국 정부는 구체적 조치로 △4개월간 가자지구 전역에서 전투 일시 중지 △매일 구호 트럭 350대의 가자지구 내 이동 허용 △추가 통행로 개방 △팔레스타인 주민이 겨울을 대비해 해안 지역에서 내륙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용 △북부에서 남부로 강제 대피 명령 취소 등을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서한에서 “이런 조치를 이행하고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국가안보각서(NSM-20) 및 관련 법률에 따른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행정부에 보낸 이례적인 공개 최후통첩”이라고 평가했다.무기 공급에 대한 미국 법률과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안보각서에 따르면 미국의 군사 원조를 받는 분쟁국은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과 물자를 분쟁 지역에 중단 없이 전달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군사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3월 이런 조건을 준수하겠다는 서면 약속을 바이든 행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또 서한은 “지금까지의 회담이 필요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이달 말까지 이스라엘방위군(IDF) 작전 중 발생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대량 사상 사건과 관련해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이스라엘 안보당국이 서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서한에서 제기된 우려 사항을 미국 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