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안 가요"…불법체류자 그대론데 관광객만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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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국정감사국내 불법 노동자 문제로 정부가 입국 심사를 강화하면서 태국인이 입국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태국 내에서 한국 여행을 보이콧하는 이른바 '밴코리아(Ban Korea·한국 금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태국인 불법체류자 수가 여전히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정책의 실효성은 물론 관광 수익만 주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ETA 후에도 불법 체류자 비슷
관광객만 줄어 정책 역효과 초래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7월 단속된 태국인 불법 체류자는 1만6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6080명)의 60% 수준으로 연말까지 비슷한 양상이 계속되면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간 누적치를 보면 올해까지 태국 국적 전체 체류 외국인 중 불법체류 비율은 76.3%로 전년 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입국 심사 강화로 인해 태국 관광객만 잃고 여전히 태국 불법 체류자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4월 방한 태국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11만9000명이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57만2000명)과 비교도 안 되게 낮은 수치다. 올해 휴가철인 6~7월 방한 태국 관광객은 3만820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나 줄었다. 문체부 보고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태국 방한 관광 회복률은 2019년 대비 59.7%로, 전자여행허가(K-ETA) 면제국인 싱가포르(156.4%), 비자 적용국가인 인도네시아(90%), 베트남(96.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국내 불법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9월 K-ETA 등으로 입국 심사를 강화했다. K-ETA는 한국 입국에 앞서 사전에 등록하고 입국을 허가받는 제도다.
2023년 4분기부터 태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Ban Korea'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확산하며 한국 여행 거부 운동이 벌어졌다. 입국을 거부당한 태국인들이 항공료·숙박료 등 금전적 손해를 보면서다. K-ETA 절차를 통해 사전 승인을 받았음에도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안철수 의원은 "법무부가 엄격한 입국 심사를 통해 태국인 불법체류자의 효과적 감소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엄격한 태국 입국 심사가 불법체류 문제 해결에 별다른 효력이 없는 반면, 태국 내 반한정서만 형성해서 국내 관광 수익을 줄이고 양국 간 국민감정과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출입국 관리는 전적으로 법무부의 소관이라고 하나, 이미 문체부는 K-ETA와 관련해 법무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외교부도 태국 내 반한정서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