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법이 만나는 교차 지점서 든든한 법률 조력자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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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진 더킴로펌 대표변호사 한경 인터뷰서슬 퍼런 서울중앙지검 형사부에서 동료들과 차를 마시며 ‘그림계’를 하던 검사, 범죄자들의 글씨체를 연구하다 국내 1호 필적학자가 된 변호사, 저작권법으로 박사 논문을 썼고 소장품만 3000점이 넘는 미술 애호가.
국내 첫 미술법 전문 서비스 '아르떼렉스' 출범
"프리즈 상륙 후 국내 미술 시장 급성장세"
"부동산·주식 대비 절세…미술품 투자 인기"
"거래부터 진위 감정까지 종합 법률 자문 제공"
구본진 더킴로펌 대표변호사(59·사법연수원 20기)가 국내 최초로 미술법 전문 서비스 ‘아르떼렉스’(예술을 뜻하는 스페인어 ‘arte’와 법을 뜻하는 라틴어 ‘lex’의 합성어)를 출범하면서 또 한 줄의 수식어를 추가했다. 구 변호사는 “한국 미술 시장이 한층 투명해지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16일 서울 삼성동 더킴로펌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구 변호사는 “미술과 법이 만나는 교차 지점에서 미술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리즈’(FRIEZE·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가 2022년 한국에 상륙한 뒤부터 국내 미술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기 시작했다”며 “미술품 수집가들이 늘고 있는 데다 외국에 진출하는 한국 작가들도 늘고 있어 사업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예술과 구 변호사의 인연은 3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검사 월급으로는 그림 1점도 사기 어려웠던 시절, 그는 선배 검사 4명과 계를 꾸렸다. 한 달에 20만원씩 모아 돌아가면서 100만원어치 작품을 사는 식이었다. 1994년 중앙지검 형사2부에 함께 있던 고(故) 이호승 검사(13기), 김동찬 법무법인 세창 변호사(13기), 정홍화 한국전력공사 변호사(16기), 최재정 정부법무공단 변호사(16기)가 계원들이었다. 그렇게 얻게 된 인생 첫 작품이 임철순 작가의 ‘숲속-Life’다. 이 작품은 아직도 그의 자택 거실에 걸려 있다.
구 변호사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미술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미술품 투자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미술 시장이 점점 더 대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술품은 절세 혜택이 쏠쏠한 투자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부동산이나 주식과 달리 취득세·등록세·보유세 등 각종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가 있긴 하지만, 양도가액이 6000만원 미만이거나 양도일 기준 생존해 있는 국내 작가의 작품인 경우 면제된다.돈이 몰리는 곳엔 범죄자들도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최근 투자자 수백명이 1000억원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갤러리K의 아트테크(미술품 재테크) 사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구 변호사는 “미술품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작품성과 상품성은 별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예술을 향유할 줄 알기 위한 식견이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부가 돼야 제대로 된 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법 등 미술품 가치와 직결되는 법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아르떼렉스는 미술품의 △매입·판매부터 △상속·승계 △진위 감정 △금융·투자 및 제삼자 보증 △저작권 보호 △소송 및 도난품 회수 △기부·자선에 이르기까지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미술품 거래가 국적을 불문하고 이뤄지는 만큼 해외의 미술법 전문 로펌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국경을 뛰어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구상도 있다. 구 변호사는 “이르면 다음 달 미국 로펌과 MOU 체결 논의를 시작해 지평을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