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롯데벤처스 대표 "신격호 개척정신 계승"

롯데벤처스 日 스타트업 행사
양국 벤처기업 13곳 모여 교류
"中 견제 위해 생태계 합쳐야"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오른쪽)와 고쿠부 다케아키 롯데벤처스재팬 대표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 이노베이션 베이스(TIB)’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 있는 ‘도쿄 이노베이션 베이스(TIB)’에 한국 스타트업 8곳과 일본 스타트업 5곳이 모였다. 롯데벤처스와 롯데벤처스재팬이 총 70곳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선발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일본과 한국의 주요 벤처캐피털 앞에서 성장 전략을 소개했다.

롯데벤처스가 롯데벤처스재팬과 한일 스타트업 생태계 간 교류를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2024 L-CAMP JAPAN 2기’가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됐다. 신격호 롯데 창업주의 글로벌 개척 정신을 계승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뿐만 아니라 일본 스타트업의 한국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이 추가됐다.‘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은 한국보다 스타트업 육성이 늦었지만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놓고 2027년까지 스타트업 투자액을 10배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일본 벤처캐피털 SBI인베스트먼트, DG다이와벤처스 등 수십 곳이 한국 스타트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투자를 검토했다.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은 기술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지만 좁은 시장 탓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과 힘을 합치지 않으면 중국이라는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한국은 일본은 물론이고 베트남, 대만까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쿠부 다케아키 롯데벤처스재팬 대표는 “일본은 시장이 크다는 점이 유리하지만 일본에서 성공한 서비스가 세계 무대에서 통할지는 의문”이라며 “글로벌 성공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장이 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중국 같은 강대국과 싸우기 위해서는 역시 한·일 양국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롯데벤처스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초기 자본금 150억원 중 사재 50억원을 출연해 2016년 설립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를 보고 롯데의 미래를 위해 만들었다. 롯데벤처스재팬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100% 투자한 회사다. 롯데벤처스를 벤치마킹해 2022년 일본에 옮겨 심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