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행동주의' 얼라인, 두산밥캣 공격…"배당 늘려라"

비주력 자산 매각 등 주주제안

현실적으론 이사회 장악 어려워
'외국인 주주 연합' 구축할 듯
▶마켓인사이트 10월 18일 오후 11시 25분

토종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을 공격하고 나섰다. 두산밥캣 지분을 1% 사모은 뒤 주주환원율을 대폭 끌어올리라는 주주제안 공문을 보낸 것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은 지난 16일 두산밥캣에 주주제안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밥캣 지분을 1%가량 보유한 얼라인은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율을 높이고 비주력 자산 등을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 대표가 이끄는 얼라인은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 JB금융지주 등 대주주 지분이 낮은 회사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 회사 지분을 사들인 뒤 다른 주주와 손잡고 주주제안을 하거나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다. 두산밥캣은 그동안 공략한 기업들과는 주주 구성이 판이하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8%를 보유하는 등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쥐고 있어 이사회 장악이 어렵다는 평가다.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실적을 비롯한 펀더멘털(기초체력) 대비 현저히 낮다는 판단에 따라 주주가치 향상을 목표로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낸 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진행한 바 있다. 합병을 위해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각각 5조700억원, 5조19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3899억원을 올린 두산밥캣의 기업가치를 같은 기간 적자를 낸 두산로보틱스와 비슷하게 산출하자 두산밥캣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 주주들의 반대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합병에 제동을 걸자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접었다.

두산밥캣은 미국 1위 건설기계업체로 소형 지게차와 소형 건설장비(스키드로더) 등을 생산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대선 직후 주택 공급을 확충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두산밥캣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두산밥캣의 외국인 주주 비중이 높은 만큼 얼라인이 이들을 설득해 공세 전략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산밥캣 주가는 6.97% 오른 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