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여제' 홍현지 "필드대회 감 잡았다…우승이 목표"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024]

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R
10언더파로 2위로 3라운드 나서
GTOUR서 8승 올린 '여제' 필드선 '루키'
상금랭킹 61위 "우승 도전할 것"
홍현지가 19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라운드 잔여경기를 마치고 환한 표정으로 18번홀을 나서고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스크린 여제' 홍현지(22)가 필드 정복을 위한 순항을 이어갔다. 내년 정규투어 풀시드 확보를 넘어 우승까지 정조준하겠다는 각오다.

홍현지는 19일 오전 마무리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 와우넷 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에 보기 2개를 곁들여 5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94타를 기록해 장수연(30)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홍현지는 오후 12시 50분부터 3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전날 악천후로 2라운드가 중단되면서 남은 잔여경기로, 오전 7시부터 진행됐다. 홍현지는 전날 8개홀까지 2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만들어내던 중 경기 중단으로 흐름이 끊겼다. 1라운드에 이어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홍현지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홍현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잔여 라운드 10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았다. 16번홀(파5)에서 티샷 미스로 1타를 잃은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18번홀에서 6m 버디퍼트를 잡아내며 이어질 3라운드를 위한 기분좋은 흐름을 살려냈다.

홍현지는 스크린골프 투어인 GTOUR에서만 8승을 거둔 '스크린 여제'다. KLPGA투어에서는 올해 처음 발을 디딘 루키다. 스크린에 이어 필드 정복에 도전한 첫 시즌, 상반기에는 다소 진통을 겪었다. 첫 대회였던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챔피언십에서 공동 12위를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7월까지 6개 대회에서 커트탈락했다.

시즌 후반을 앞두고 홍현지는 홈그라운드인 GTOUR에서 한번 더 힘을 얻고 왔다. KLPGA투어가 휴식기를 가진 2주 사이에 열린 롯데렌탈 롯데렌터카 GTOUR 위민스 4차대회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다시 시작된 정규투어에서 홍현지는 조금씩 상승세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달 대보하우스디 오픈에서 공동8위를 거두며 정규투어 첫 톱10을 만들어낸 그는 이어진 3개 대회에서 모두 상금을 따냈다. 직전대회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을 14위로 마치며 상금랭킹도 61위까지 끌어올렸다. 내년 풀시드를 위해서는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까지 상금랭킹 60위안에 들어야 한다. 풀시드 커트라인에 선 홍현지는 이 대회에서 완전히 달라진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낸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며 우승경쟁에 나섰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홍현지는 "최근 샷감이 좋지는 않았지만 퍼트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현지는 앞서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도 3라운드에 상위권으로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최종조에서 처음 나선 탓에 긴장을 풀지 못했고 결국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그는 "당시 메인 조에서 플레이한 경험이 전혀 없어서 나도 모르게 긴장을 많이 했다"며 "이제는 상위권에서 어떻게 플레이할지를 안 것 같다. 이번에는 꼭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갑작스런 비와 이후 급격히 떨어진 기온, 경기 사흘째에 많게는 30개 홀에 가까운 플레이를 해야한다. 실내에서 스크린골프로 경쟁하는 GTOUR에서 활약했던 홍현지로서는 부담이 클 수도 있는 조건. 하지만 그는 "다른 선수들처럼 어렸을때 악천후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많이 해봤다. 날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 2라운드에서 좋은 시작을 끊은 홍현지는 내친김에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 목표가 톱10이었는데 지금의 감을 잘 유지해 우승까지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이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