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먹사니즘' 행보 재시동…민생 앞세워 중도 공략

당 차원에선 '특검·檢탄핵' 대여 공세…내달 장외집회 여론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먹사니즘' 행보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10·16 재·보궐선거에서 '텃밭 지키기'에 성공한 만큼 다시 민생·실용 노선에 주력하며 중도층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국정감사가 끝나면 물가 문제는 물론, 자영업자·소상공인, 인공지능(AI) 산업 등을 키워드로 하는 '먹사니즘 시리즈 현장 일정'을 본격 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재보선 다음날 곧바로 민생에 방점을 찍은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지도부 회의에서 '쌀값 안정법'(양곡법)을 대통령이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강원도 평창의 배추 농가로 달려가 농축산물 수급 안정 입법을 약속했다.

이 대표가 민생 행보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은 중도층 확보와 수권 정당 이미지 부각 등 집권 플랜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놓고 '혈세 낭비'라고 비판한 김영배 의원과 국정감사 기간 골프를 친 민형배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언행에 각별한 유의'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또 다른 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수권 정당 이미지 구축엔 국민 신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고 당내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먹사니즘 행보에 주력하는 동안 당 차원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 및 검찰총장 탄핵 추진 등 대여 공세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민생에, 당은 대여 투쟁에 올인하는 투 트랙 기조인 셈이다.민주당은 불법 대선 여론조사, 총선 공천 개입, 측근 국정농단 의혹 등을 추가해 특검법을 재발의했고, 국정감사 이후인 다음 달 2일 대규모 장외집회로 특검 여론전을 병행하기로 했다.

당내 일각에서 최근 대통령 탄핵과 하야 요구 언급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민주당이 부정 선거와 국정 농단 이슈를 점화시켜 '탄핵 빌드업'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한 김 여사 무혐의 처분을 계기로 검찰 수뇌부 탄핵 추진과 더불어 '검찰청 폐지' 입법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탄핵을 추진하기로 입장을 정했으나, '김 여사 범죄 은폐 공범 전원을 탄핵하겠다'는 지도부 방침에 따라 탄핵 대상 인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재보선 당시 신경전을 벌였던 원내 12석의 조국혁신당과 원활한 공조 체제를 이룰지도 야권이 지켜보는 대목이다.조국 대표는 전날 민주당을 향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면 혁신당은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못을 박으면서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4법'을 통과시키자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