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분기 국적항공사 국제화물 200만t 넘겼다

전년 대비 13%↑…해상운임 상승 풍선효과·중국 이커머스 성장 등 영향
올해 1∼3분기 국내 항공사들의 국제화물 운송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말 홍해 사태 이후 해운 운임이 치솟자 화주들이 항공 화물로 옮겨간 데다,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화장품과 반도체 수출량이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적사 11곳이 국제선에서 운송한 화물량은 총 209만139t으로 집계됐다.지난해 같은 기간 국적사들의 국제화물 운송량(184만9천953t)에 비해 13% 늘었다.

국적사의 1∼3분기 국제화물량이 200만t을 넘은 것은 2018년(207만t) 이래 6년 만이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국적사 국제화물량은 280만t을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인 2018년의 279만6천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항공 화물의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7∼8월에도 올해 화물량은 47만5천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가 증가했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이 119만6천t(전년 대비 12%↑)으로 전체 국제화물량의 57.3%를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56만5천t(6.8%↑), 제주항공 8만6천t(25.7%↑) 순이었다.내년 중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인 에어인천은 지난해 동기와 같은 수준인 2만9천t을 운송했다.
올해 국적사들의 국제화물량 증가는 홍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상 운임이 오르고 운송 기간이 길어지자 화물 수요가 항공으로 옮겨진 게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1일 기준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천62.57이었다.

SCFI는 지난 7월 3천700선까지 올랐다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1천선을 밑돌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아직 2배 이상 높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으로 대표되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점도 항공 물동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1∼3분기 중국 노선의 화물량은 52만6천t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2% 늘었다.

미국(4.9%), 유럽(4.6%), 일본(18.6%) 등의 성장률보다 높다.

아울러 올해 1∼3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도 지난 9월까지 11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점도 국제화물 실적에 한몫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늘었고, 미국, 유럽으로는 반도체와 바이오·의료 제품도 많이 나갔다"고 설명했다.

국제 항공 화물량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풍선효과로 항공 화물 운임도 오르면서 국적사들의 화물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대표적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지난달 ㎏당 5.98달러로 연중 최저치였던 지난 2월(4.66달러) 대비 28.3% 상승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