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먹혔나…주담대 신규취급액 '반토막'

10월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8월과 9월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들어 17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8천743억원으로 집계됐다.은행권은 이 주택구입용 신규 주담대 규모를 집 구입과 관련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추이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지표로 보고 있다.

하루 평균 2천279억원 규모로, 9월(3천469억원)보다 34% 정도 취급액이 줄었다.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빼면 9월 일평균 신규 취급액(3천854억원)은 8월(3천611억원)보다 많은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등에도 영끌이 진정됐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하지만 10월의 경우, 연휴를 고려한 지난달 일평균 취급액과 비교해 감소율이 41%(2천279억원/3천854억원)에 이르러 확실히 증가세가 꺾였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 증가 속도도 눈에 띄게 더뎌졌다.

17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6천892억원으로 9월 말(730조9천671억원)보다 7천221억원 늘었다.지난달 전체 증가 폭(+5조6천29억원)의 약 13%, 2020년 11월(+9조4천195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던 8월 증가 폭(+9조6천259억원)의 약 8%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425억원 불어난 것으로, 이 속도대로라면 이달 31일까지 한 달 전체 증가 폭도 1조3천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를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이 17일 사이 겨우 997억원(574조5천764억원→574억6천761억원) 늘었다. 9월(+5조9천148억원)과 8월(+8조9천115억원)의 각 1.7%, 1.1% 수준이다.

다만 이달 들어 신용대출의 경우 9월 전체 증가액(9억원)보다 많은 6천594억원이 불었다.은행권은 이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의 주요 배경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 은행권 가계대출 제한 조치와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9월 실행), 고금리 지속 등을 꼽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 제공 사이트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의 부동산 거래현황을 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 5월 5천183건 ▲ 6월 7천662건 ▲ 7월 8천986건 ▲ 8월 6천279건 ▲ 9월 2천724건 ▲ 10월(17일까지) 719건으로 집계됐다. 7월 연중 최다 기록을 세운 뒤 급감하는 추세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하됐지만,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오히려 높아지는 현상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준금리 인하' 등의 평가와 함께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오히려 시장금리가 오르고, 은행들도 가계대출 관리 압박 탓에 대출 금리를 낮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11월 1만2천세대 규모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입주 등이 남아있는 만큼 가계대출 추세와 관련해 아직 마음을 놓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