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주 '불기둥'인데 국내 항공주들은 비틀

"바뀐 여행 패턴에 실적 하향"
사진=연합뉴스
미국 항공주와 국내 항공주 주가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 항공사들이 유가 하락 영향으로 올 3분기에 호실적을 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 반면 국내 항공사들은 근거리 노선 경쟁이 치열해지며 실적 전망이 하락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1개월(9월23일~10월21일) 사이 주가가 6.3% 올랐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는 같은 기간 1.03% 상승하고 티웨이항공은 4.77% 하락했다. 제주항공(1%), 에어부산(2.32%) 등은 보합세였다. 최근 미국 항공주 급등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41.62% 뛰었다. 같은 기간 델타항공(18.32%), 아메리칸항공그룹(19.22%)도 강세였다. 미국 LCC인 제트블루(40.49%), 프론티어항공(66.43%)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 15일 유나이티드항공이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항공주 전반으로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 회사의 3분기 주당순이익은 3.33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2.75~3.25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7월 초 배럴 당 8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 당 69달러 선까지 내려온데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대거 정리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국내 항공사의 실적 전망은 하향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진에어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429억원에서 395억원으로, 티웨이는 331억원에서 255억원으로 각각 하향됐다. 전문가들은 일본, 동남아로의 여행이 보편화면서 매출이 분산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근거리 노선에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성수기 운임이 예상보다 더 하락한 것도 실적 전망이 내려가는 원인으로 꼽힌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동남아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그동안 비수기였던 겨울로 여행 대기 수요가 많이 이동했다"며 "근거리 노선의 운임도 경쟁이 치열해지며 예상보다 더 크게 하락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